읽고 쓰지 않고 어떻게 인생을 견디나.

by pahadi

수만 번 다독이고 다독여 조금은 단단해졌다 싶을 때면 어김없이 삶이 뒤통수를 친다. 무너지는 건 한 순간. 그러니 어찌 읽고 쓰지 않고 인생을 견디겠나.


읽고 쓰지 않고도 인생을 견디는 사람 옆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나? 구질구질한 하소연을 다정하게 들어주고 끊임없이 토닥여줄 사람이 있나. 아니지, 그런 초현실적인 인간이 흔하게 있을 리 없지. 아마 그들은 요리를 하고, 식물을 기르고, 산을 오르고, 뜨개질을 하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겠지. 그런 것조차 없으면 견딜 수 없을 테니까.


결국 삶을 이어지게 하는 건 우리가 돈 버는 일 뒤로 미루어두었던 그것. 그 쓸모없고 보잘것없는 일.


오늘도 책을 읽는다. 나는 습자지 같은 인간이라서 흐무러지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좋은 이야기를 속삭여주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지속력을 높이기 위해 그때의 기분과 다짐을 잘 적어두어야 한다.


그렇게 모두 자기만의 방법으로 아슬아슬 오늘을 버텨낸다. 현재를 숨 쉬고 있는 모두에게 경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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