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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hadi Oct 05. 2024

일단 한 번 해봐

여행을 떠나기 전날 밤이면 어김없이 후회가 밀려와. 내일부터 펼쳐질 낯선 세상이 두려워 잠도 오지 않는 밤. 비행기 표를 예매한 과거의 나를 원망하다가, 비행기표를 취소해 달라고 미래의 나에게 애원하다가, 결국 우유부단한 지금의 나를 이기지 못해 여행 가방을 질질 끌고 비행기에 오르지. 그다음은 어땠냐고? 당연히 환상적이었지. 반짝이는 청춘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세계 곳곳에 남아있어. 여행과 함께 했던 노래를 들으면 언제나 싱그러운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어. 혼자 가만히 앉아 있을 때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추억이 있다는 것, 정말 멋진 일이야. 겁이 나 떠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표지만 보고 펼쳐보지 않은 책들, 전주만 듣고 꺼버린 음악들, 첫인상으로 판단해 버린 인연들이 아쉬움으로 남아. 시작해 봤다면 어땠을까? 자세히 들여다봤으면 어땠을까? 계속 가봤으면 어땠을까? 인생이 한층 더 재밌어지지 않았을까? 


31가지 아이스크림 가게에 가면 너는 늘 아몬드 봉봉을 고르지. 나머지 30가지 맛이 궁금하지 않니? 맛있는 세상을 맛볼 기회를 너무 쉽게 놓치지 마. 가끔은 정말 맛없는 아이스크림을 고를 때도 있겠지. 괜찮아. 다시는 안 먹으면 되니까.


새로운 맛에 도전하다 보면 아몬드 봉봉처럼 네 입맛에 딱 맞는 맛들을 찾게 될 거야. 아몬드 봉봉처럼 맛있는 아이스크림이 10가지도 넘는다고 생각해 봐. 멋지지 않니? 기분에 따라 골라 먹을 수도 있지. 질릴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또 세상에는 '단종'이라는 무시무시한 위기도 있으니까. 좋아하는 것은 다다익선이란다.


새로운 맛을 찾아봐. 이건 단순히 입맛의 문제를 넘어 너의 취향을 찾는 문제야. 무언가 새롭게 시작한다는 건 네가 행복해지는 방법을 늘려가는 여정이 될 거야.


일단 한 번 해봐. 해보고 생각해도 늦지 않아. 시작은 후회보다 쉽거든. 그리고 생각보다 더 세상은 멋진 일들로 가득하니까. 


아몬드 봉봉하고 엄마는 외계인을 합쳐 만든 '우주 라이크 봉봉'이 새로 나왔대. 당연히 같이 먹으러 갈 거지?


- 우리가 좋아하는 아몬드 봉봉을 함께 먹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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