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by pahadi


어릴 적에는 나이를 먹고 싶었다.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른이 되면 하루아침에 세상이 달라질 줄 알았으니까.

어른이 되었다. 하루아침에 세상이 달라지는 일 따위는 당연히 없었다. 어른의 시간은 원치 않아도 빨리 간다. 정신없이 살아내다 보면 한 해가 후딱 지나가 버린다.

올해도 끝이 보인다. 한 일없이 나이만 늘어가는 것 같아서 씁쓸한데 아이는 한 살 더 먹는다고 신이 났다. 떡국을 두 그릇 먹겠다고 신이 나서 큰소리친다.

새해를 기대하는 아이를 보니 한 해가 가는 게 조금은 덜 아쉬워진다. 아이는 어떤 새해를 꿈꿀까? 형아가 되는 것?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는 것? 무엇이든 시작을 기대하는 것 참 멋진 일이다.

나도 멋진 새해를 꿈꿔본다. 새해에는 가보고 싶은 세계를 찬찬히 걸어보자고.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세계에 용감하게 가보자고.

매거진의 이전글그림일기 - 행복 벼락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