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by pahadi



내가 바라는 기적 같은 순간이 내게도 올까?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질까? 터무니없는 욕심 같지만 현실이 되는 그런 일이 일어날까?


누군가 "기적을 본 일이 있나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겠지.

"아니요!"

누군가 묻는다면 "당신에게 기적이 일어난..." 나는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대답하겠지.

"아니요!"


기적은 그야말로 기적 같은 것.


하지만 찬찬히 인생을 되짚어보니 기적이 아닌 것이 없었다.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돈을 벌어 의식주를 해결하고 가끔 사치도 부리는 것. 하루의 일부분은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 있는 것. 앞으로도 더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품는 것. 인생을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고 더 단단해진 것. 혼자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


한때 간절했던 소망들이 지금은 현실이 되었다. 아, 이것이 기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기적은 무지개처럼 갑자기 오는 것인 줄 알았는데 가랑비처럼 천천히 스며드는 것이었다. 내가 알아차리지도 못한 사이에 곁에 슬그머니 와 있는 것.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는 걸 보니 나도 이제 조금은 어른이 되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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