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살까? 가족 때문에 산다. 아빠, 엄마, 아들, 언니, 남편... 그렇다면 이 세상에 나의 흔적을 모두 준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죽음을 선택할 거냐고 묻는다면? 그래도 그냥 죽기는 아깝다. 나를 기억하는 이 하나 없어도, 내 죽음에 아무도 슬퍼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대로 죽는 건 아쉽다. 결국 나는 나 때문에 사는구나. 내가 살고 싶어서. 내가 살기로 선택했구나.
부자나 빈자나, 너나 나나 누구나 인생의 최종 목적지는 죽음이다. 결국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면 잘 사나 못 사나 다 비슷한 거 아닐까. 결국 남는 건 죽음뿐인데 좀 더 편하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 잘 사느냐 못 사느냐보다 이것저것 다 해보고 후회 없이 사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죽음을 생각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그래 어차피 죽을 거 좀 더 살아보고 죽어야지. 쓰디쓴 맛도 더 보겠지만 언젠가 죽을 거 써도 그만이다. 가끔 단 맛도 있겠지. 그리고 단맛의 기억은 영원할 거니까.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을 생각하면 삶이 더 생생해진다. 좀 더 막살아도 될 것 같다는 용기가 생긴다. 어제까지 나는 태어난 김에 살았지만 오늘부터의 나는 살기로 해서 사는 것이다. 내가 선택한 삶이니까 좀 더 달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