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크게 다가온다. 두배를 얻는다 해도 내 손에 쥔 것을 놓기가 쉽지 않은데 무엇을 얻을지, 어디로 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모든 걸 버리고 도전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이 땅에 두발 딛고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꿈보다 생계가 앞서는 생계형 인간이 된다. 먹고살자고 꿈을 접는 것이 나쁜 것이냐. 아니지. 제대로 살려면 먹고사는 일이 꿈꾸는 일보다 앞서야지.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해야 하는 일을 저버리면 안 된다. 조금 더 재밌게 살자면 벌고 먹고 쓰는 사이에 틈을 내고 시간을 쪼개 꿈도 꾸면 더 좋고.
세상은 말한다. 꿈을 꾸라고, 도전하라고, 지금 당장 시작하라고. 에라잇! 이런 무책임한 말이 어딨어. 누가 나 대신에 내 입에 풀칠해준다더냐. 가끔은 맛있는 것도 사주고 때로는 여행도 보내준다더냐. 나는 나를 먹여 살릴 책임과 의무가 있다. 배고플 때 맛있는 거 먹고, 따뜻한 집에서 자고, 가지고 싶은 것도 가지면서 살고 싶다고. 꿈을 이루는 건 나중일이다. 하지만 절대 꿈을 잊지는 않을 거다. 내가 나를 먹여 살리기 위해, 독립된 인간으로 살아남기 위해 하는 이 지루하고 따분한 노동은 신성한 것이다.
그래도 배가 부르고 몸이 따수운 날, 해 지는 저녁노을을 바라볼 때면 마음이 헛헛하다. 그때는 잘 간직해둔 내 꿈을 꺼내 이런저런 재미난 상상도 하고 좋은 방법이 떠오르면 직접 해보기도 한다. 그러다 가닥이 잡히면 꾸준히 하고 삶에 지친 날에는 잠깐 멈추기도 하고. 이게 바로 내가 꿈을 이루는 방법이다. 꿈을 위해 모든 걸 던질 필요는 없다. 꼭 꿈이 직업이 될 필요는 없잖아.
나는 그냥 천천히 내 방식대로 꿈을 꾼다. 그래도 잊지는 않는다. 조금씩 천천히 꾸는 꿈도 꿈이다. 오늘도 신성한 노동으로 책임과 의무를 다했다. 잘하고 있어. 괜찮아. 충분히 잘 살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