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파도에서 넘어지며 인생을 배웠다 - 캐런 리날디

못해도 괜찮아요

by pahadi


모든 이야기가 그러하듯 이 책 역시 파도를 넘어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서핑을 좋아한다. 하지만 지독히 못했다. 그러나 계속했다. 못하는 일을 계속하면서 저자는 인생의 고비고비를 유연하게 넘을 수 있는 지혜와 힘을 얻었다. 그리고 우리에게 말한다. 못하는 일을 하라고, 실용적인 일이 아니라 좋아하는 서툰 일을 시작하라고.


못하는 일을 할 때 첫 번째 원칙이 있다. 바로 그 일을 간절히 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완벽하게 하고 싶다는 바람 이상으로 그 일을 하고 싶어야 한다.

내가 간절히 원하는 일은 무엇일까. 못한다는 이유로 접어두었던 가슴속 열망은 무엇일까.


어떤 일이 실제로는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해해야 기대치가 낮아진다. 그리고 바로 그때 압박감에서 해방될 수 있는 첫 단계에 들어서게 된다. 못하는 일을 할 자유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일은 원래 어렵다. 그러니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 모든 것은 정말로 중요한 일을 할 때 더욱 큰 역할을 한다. 못해도 무해한 일을 계속하는 자신을 인정한다면, 중요한 일을 망쳐서 난처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도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효과적인 메커니즘으로 대처하게 된다.

스스로를 믿는 건 좋은 일이지만 늘 잘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엄청난 오류다. 못하는 나를 인정하는 것만으로 우리는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다.


못하는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어려움에 맞닥뜨렸을 때 자신이 얼마나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인지 문득문득 떠올리게 된다. 달갑지 않은 위로처럼 들리겠지만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모든 일이 잘못되어갈 때, 내가 그 모든 일의 원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떠올리는 것은 도움이 된다.

못하는 일을 하면서 더 겸손하고 관대해지리라.


새로운 일을 시도하면 설렌다. 뭔가 차곡차곡 쌓여가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태도가 변한다. 엉망진창이고 불완전한 것을 포용하게 된다.

엉망진창이고 불완전한 것을 포용하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우리는 불완전하다. 우리가 사는 이곳은 엉망진창인 것들 가득하다. 엉망진창이고 불완전한 것을 따뜻한 마음으로 포용한다는 것은 삶 자체를 사랑하는 일이다.


나는 완벽주의라는 말을 싫어한다. 그 말에 담긴 기만에 내가 굴복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완벽주의는 편리하다. 어떤 사람을 만나 내가 잘하지 못하는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를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대부분 완벽주의라는 그럴듯한 변명을 한다. 기를 쓰고 완벽하려고 한다는 말은 '두렵다'는 말의 포장에 불과하다. 멍청해 보이기 두려운 것이다. 어딘가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게 두려운 것이다. 망치기 두려운 것이다.

완벽이란 무엇일까. 존재하기나 하는 것일까. 완벽에 가까워질 수는 있겠지만 완벽해질 수는 없다. 그러니 완벽이란 말은 잠시 잊어두자.


처음 사는 인생이다. 처음 하는데 어떻게 능숙하게 잘할 수 있겠는가. 못해도 괜찮다. 아니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살아있는 지금으로 충분하다. 살아있는 동안 끊임없이 즐기고 시작하자.





매거진의 이전글자기만의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