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해도 괜찮아요
못하는 일을 할 때 첫 번째 원칙이 있다. 바로 그 일을 간절히 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완벽하게 하고 싶다는 바람 이상으로 그 일을 하고 싶어야 한다.
어떤 일이 실제로는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해해야 기대치가 낮아진다. 그리고 바로 그때 압박감에서 해방될 수 있는 첫 단계에 들어서게 된다. 못하는 일을 할 자유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정말로 중요한 일을 할 때 더욱 큰 역할을 한다. 못해도 무해한 일을 계속하는 자신을 인정한다면, 중요한 일을 망쳐서 난처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도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효과적인 메커니즘으로 대처하게 된다.
못하는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어려움에 맞닥뜨렸을 때 자신이 얼마나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인지 문득문득 떠올리게 된다. 달갑지 않은 위로처럼 들리겠지만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모든 일이 잘못되어갈 때, 내가 그 모든 일의 원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떠올리는 것은 도움이 된다.
새로운 일을 시도하면 설렌다. 뭔가 차곡차곡 쌓여가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태도가 변한다. 엉망진창이고 불완전한 것을 포용하게 된다.
나는 완벽주의라는 말을 싫어한다. 그 말에 담긴 기만에 내가 굴복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완벽주의는 편리하다. 어떤 사람을 만나 내가 잘하지 못하는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를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대부분 완벽주의라는 그럴듯한 변명을 한다. 기를 쓰고 완벽하려고 한다는 말은 '두렵다'는 말의 포장에 불과하다. 멍청해 보이기 두려운 것이다. 어딘가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게 두려운 것이다. 망치기 두려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