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노부부는 매일 산책을 한다. 심심해서 걷고 운동 삼아 걷고 장 보러 가느라 걷는다.
꾸부정하게 허리 굽은 할머니의 느릿한 발걸음 맞춰 더디게 발걸음을 옮기는 할아버지. 맞잡은 손에 함께한 세월만큼 끈끈한 정이 녹아난다.
한 때는 성큼성큼 앞서 갔을지도 모르는 남편의 발걸음은 세월의 무게에 느려지고 부인의 서툰 발걸음에 다시 한번 느려졌다.
그렇게 함께 늙어갈 수 있는 것은 기적이리라. 반세기의 추억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것. 시계초처럼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에 우리만의 속도로 함께하는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것. 그것이 우리가 말하는 기적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