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동 평가옥
부모님과 모처럼 밖에서 식사를 하기로 해서, 어디로 갈까 하다가 한번 모시고 싶었던 평가옥에 갔다. 어렸을 때부터 가족끼리 냉면을 먹으러 갈 때면 주로 함흥냉면 스타일의 집으로 다녔고, 근처에선 항상 서현 먹자골목의 조선면옥을 즐겨 찾아서 분당에서 평양냉면으로는 오래되었다는 평가옥에 가본 건 얼마되지 않았다. 어복쟁반을 먹어보고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감칠맛 나는 국물과 푸짐한 고기가 부모님도 좋아하실 것 같아 언제 가봐야지 생각만 했던 곳이었음.
어복쟁반은 소/중/대 가 54,000/66,000/78,000원이어서 두명일 때 주문하기엔 가격이 부담스럽고, 이번엔 다섯명이서 대 크기를 주문하고, 냉면을 추가해 먹으니 적당한 느낌이었음. 이름이 생소한 어복쟁반은 고기 편육과 만두, 야채를 층층이 쌓고 육수를 부어 끓이면서 먹는 전골 요리. 어복쟁반이라고 해서 꼭 생선 요리 같고 -ㅁ- 접시에 담겨있는 요리 같은데 전혀 아닌 게 함정. 다른 곳의 어복쟁반은 먹어본 적이 없어서 @_@ 비교는 안되지만, 삼삼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투명한 육수를 부모님도 맘에 들어하셨다. 편육과 육전도 넉넉하게 들어있어서 가운데 간장 종지에 찍어먹으니 든든.
다 먹고 나면 남은 육수에 냉면/칼국수 사리나 밥을 볶아 먹을 수 있다. 이번엔 냉면을 추가로 주문했더니 배가 불러서 먹진 못했지만, 전에 남은 따뜻한 육수에 냉면사리를 넣어먹었을 때는.. 사실 내 입맛엔 좀 애매했음 @_@ 그것은 따뜻한 냉면...? 하지만 냉면 사리가 정석이라는 것 같긴 하다; 하지만 구애받지 말고 취향 따라 칼국수 사리도 엄청 어울릴 것 같고, 밥을 볶아 죽처럼 끓여먹어서도 맛있을 듯. 냉면 사리는.. 추천 안 합니다ㅋ 하지만 언제나 도전은 아름다우니까 +ㅁ+
냉면은 물과 비빔 모두 11000원인데, 판교 능라의 평양냉면에 비하면 가격은 쎈 편. 물냉면 육수에서는 신기하게도 콩나물국 같은 시원한 맛이 난다. 비빔냉면에서도 삼삼한 맛이 나는 게 생소한 느낌. 맛은 자극적이지 않은데 먹고 나면 속은 매콤함.
평양냉면은 많이 먹어보진 않아서 을밀대(마포/강남), 능라(판교) 밖에 안 먹어봤는데, 다들 개성있는 맛인 듯. 그런데 을밀대 분당점이 얼마전에 서현 먹자골목에 오픈했다네? +_+ 맛집의 선택권이 넓어지는 건 대환영~
- 평양냉면(물/비빔) 11000원, 어복쟁반(대) 78000원 @ 정자동 평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