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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앵콜요청금지 Apr 05. 2016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나나츠키 타카후미

표지에서부터 티가 나는, 라이트노블.


오랜만에 책에 파묻히고 싶어서 소설책을 잔뜩 지르면서 낑겨넣은, 가볍게 읽고 싶은 책이었다. 일단 표지는 러블리한 연애소설이고, 제목은 판타지를 예상케 하는 어느 정도는 빤한 연애 이야기. 그래도 어떻게 전개될까 기대하면서 읽어 내려가는 재미는 좋다. 한가지, 라이트노블이지만 표지 외에는 삽화가 없는 점이 매우 아쉽지만ㅠㅠ


글자 크기도 크고 읽기 편안한 한 권짜리 길지 않은 라이트노블인데고, 판타지의 던져놓은 떡밥도 잘 추스르는 편이고 완성도도 꽤 훌륭함. 완독 후에 처음부터 다시 훑어보니 정말 그러네 ㅋ


또 그 눈빛이었다.
그곳에 있는 존재의 인상을 각인하려는 듯한, 신비로울 정도로의 의미심장한 눈빛.
- p. 26
"또 만날 수 있어."
그 말을 하는 그녀의 인상이 너무나 가슴에 사무쳐, 나는 멍해지고 말았다.
그게 조금 전 내 질문의 대답임을 알았을 때쯤, 그녀는 마음을 완전히 추슬렀는지 거리를 두고 스커트를 쓰다듬었다.
"또 봐."
"아......"
"미안. 이제 시간이 다 됐어."
한 걸음씩 뒤로 물러서며,
"또 봐."
"응, 조심하고."
그녀는 곤란한 웃음을 지으려다가, 등을 돌리고 종종걸음을 하기 시작했다. 몇 번이나 이쪽을 돌아보며,
"내일 또 보자~!"
벚꽃이 핀 길모퉁이 너머로 사라졌다.
- p. 29
머리를 쓰다듬던 손이 내려와 에미의 둥근 뺨을 감쌌다. 그가 숨을 들이마시자 어깨가 살짝 들썩였다. 그 후에.
"또 만나자."
그가 일어섰다.
옆을 스쳐 지나가, 뒤편으로 사라졌다.
에미는 황급히 돌아보았다.
"또 만날 수 있어?"
그러자 그도 돌아보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또 만날 수 있어."
그리고 다시 걷기 시작해...... 사람들 사이에 섞여 보이지 않게 되었다.
-p.259


벚꽃 화사한 이 계절에 읽기 좋은 말랑말랑하고 산뜻한 책. 한없이 가벼워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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