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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앵콜요청금지 Jun 24. 2016

고양이가 오다

집사 입문 첫째날

이번 봄의 4월 10일, 경주에 2박으로 벚꽃 놀이를 갔다가 올라오던 일요일이었다. 눈팅하고 있던 까페의 고양이 가정분양게시판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 망설임 없이 방문을 예약했다.


하얗고 조그맣고 얌전한 아이. 첫인상이었다.


아빠 엄마 냥이가 함께 있는 가정집이었는데 아빠는 덩치가 큰 하얀색 스코티쉬 폴드, 엄마는 고동색에 하얀 무늬가 있는 얌전하고 단아한 브리티쉬 숏헤어였던 듯. 형제들이 먼저 입양이 결정되고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하양 여아였다. 먼저 입양이 결정된 다른 아이들도 그날이 모두 떠나는 날이었는데, 또다른 흰색 아기냥이는 이미 떠나고 없었고, 연회색 줄무늬 아이와, 짙은 회색 아이는 볼 수 있었다. 둘다 엄청 씩씩하고 발랄했음. 우리 솜이는 그게 비하면 얌전해 보였고.


2016년의 봄, 벚꽃이 질 무렵 꽃잎이 하늘하늘 흩날리던 날에 그렇게 솜이를 만났다. 너무 작아서 어떻게 안아야할지도 조심스러웠던 1개월 반의 나이. 아기 냥이가 2개월은 엄마랑 같이 있는 게 좋지 않을까 싶었는데, 어짜피 다른 형제들도 다 떠난다고 하고, 어찌어찌 이렇게 인연이 되었네.


엄마 냥이랑 떨어지는 걸 아는 걸까. 괜히 눈이 슬퍼보인닷 ㅠ


일요일에 타지의 펫마트에서 급하게 마련한 이동장에 아이를 조심스레 넣고 차에 태웠는데, 너무 조그매서 이동장이 심하게 넉넉. 자동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냥냥하고 울기 시작했다. 계속 울기만해서 어쩌지 싶었는데 곧 조용히 잠이 든 아이. 궁금해서 이동장 뚜껑을 살짝 열어보니 떡실신. ㅋㅋ 정신없이 곯아떨어져서 이후엔 아무 일 없이 집까지 왔다.


우리집까지 오는 차 안에서, 냐옹냐옹 울다 지쳐 잠든 아이


언제 울었냐는 듯. 깊이 잠들어버렸다.


하얀 솜뭉치 마냥 복슬복슬 귀여워서, 그리고 마침 TV에서는 프로듀스101 에서 전소미가 인기투표 1등을 하고 있어서, 이름은 솜이(somi) 로 부르기로 했다.


2016년 2월 26일 생.

정수리에 까망 브릿지가 있는 하얀색 스코티쉬 스트레이트, 솜이와의 날들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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