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앵콜요청금지 Jun 24. 2016

처음이야

집사 입문 첫째날 두번째 이야기

어렸을 때, 한번도 애완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었다. 우리 집에 있었던 건 어항 속 구피 정도?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건 어떤 느낌일까. 겁이 많아서 동물을 가까이하는 것을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작년 겨울, 우리집 손님이 되어주신 고양이와 처음으로 한달을 지내봤는데, 처음엔 일주일이었던 것이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외치다가 한 달이나 납치 감금을 하게 되었다 -ㅁ- 헤어질 때 너무 아쉬웠는데 그 덕분에 이렇게 입양을 결정할 수 있게 되었나보다.


집에 도착한 솜이. 여긴 어디, 난 누구?


잠시 고민 후, 밖으로 걸음을 내딛다.


쇼파에 올려주니 피곤했는지 다시 잠이 들었다.


아빠(오늘부터 아빠?) 다리 사이에 자리 잡은 아이. 정말 조그맣다. 첫날은 어디서 재워야할지 몰라 일단 쇼파에서 잠이 든 아이를 보드라운 담요를 동그랗게 덮어주고 그대로 두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직 어리둥절한 솜이를 침대로 데리고 왔다. 약간 호러 같은 사진이지만, 베개 위에서 엄마(오늘부터 엄마?)의 머리카락에 파고드는 솜이. 이날부터 솜이의 엄마의 머리카락 사랑이 시작되었다. 왜 고양이들은 머리카락을 좋아하는 걸까. (특히 머리카락을 입으로 가져가는 고양이는 솜이만이 아닌 듯 하여)


솜이와의 둘쨋날이 밝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고양이가 오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