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골골송

고양이를 들이는 것은 사랑에 빠지는 일

by 앵콜요청금지

얼마 전 친구에게 말했다.

고양이를 들이는 것은 사랑에 빠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일이라고.


그로부터 얼마 후 친구는 고양이를 들였고, 친구가 그에 대해 다시 말하진 않았지만 아마 충분히 내가 한 말에 공감하고 있는 듯 보인다 ㅋ


가끔 솜이는 새벽녘에 자고 있는 내 베개에 올라와 베개의 자리를 반쯤 차지하고 내 뒤통수 머리카락에 꼭 붙어서 그릉거린다. 내 긴 머리카락을 벌써 1년도 훨씬 전에 함께 뒹굴었던 엄마 고양이나 형제 고양이의 털쯤으로 익숙하게 여기는 걸까. 나는 그러면 조금도 움직이지 못하고 숨을 죽인다. 내가 뒤척거리면 솜이가 미련 없이 떠나버릴 것을 알기에. 솜이는 베개에 그렇게 그릉거리며 앉아있다가 내 머리를 안고 동그랗게 몸을 말거나, 점점 몸을 누여 아예 누워버린다. 누워서 손을 쭉 뻗어 내 등을 만진다. 나는 그 순간이 너무 좋아 두근거린다. 이 조그만 손(앞발-ㅁ-)이 기꺼이 팔(앞다리-ㅁ-)을 뻗어 나의 살을 만지는 게 너무 기쁘다. 솜이가 내 머리카락을 그루밍한다. 그러면 나는 침을 삼킬 때에도 조용히 숨을 죽인다.


고양이의 그릉 소리는 들어보기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운데, 강력한 핸드폰 진동 같은 소리와 움직임이 난다. 얘 뭐가 고장 난 건가 싶을 정도로 몸 전체가 드륵드륵드륵하고 울린다. 그릉거림은 10분이고 20분이고 계속되기도 하고, 소리가 커졌다가 작아지기도 한다.


고양이의 그릉거림은, 아기고양이가 아직 소리를 내지 못할 때 엄마고양이에게 자신이 잘 있음을 알리는 수단이라고 하는데 크고 나서도 기분이 좋을 때나 편안할 때 그릉거린다. 또는 고양이의 그릉거림에는 치유 효과가 있어서 아플 때에도 그릉거린다고 한다. 중성화수술했을 때 한번 봄 ㅠㅠ 그릉그릉갸르릉 골골거림 골골송 이라고도 부른다.



이게 요즘 솜이가 자는 침대.

침대 옆에 안 쓰는 원목 옷장을 갖다두고 꼭대기에 방석을 깔아주었더니 매일 올라가서 자는 곳이 되었다. 밤에 불꺼진 침실에 먼저 들어가서 올라가서 자고 있는 거 보면 너무 웃기다 ㅋ


솜이가 애기 때부터 함께 하던 인형. 딱히 애착이 있는 건 아니고 ㅋㅋ 내가 그냥 계속 옆에 갖다둠.


솜이 애기 때

인형 길이 반도 안되던 애가, 쭉 뻗으면 인형보다 길어졌다. 그리고 추워서 솜이가 침대에 잘 올라오는 행복한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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