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다섯시의 고양이

고양이가 부르는 소리

by 앵콜요청금지

계절이 바뀐다. 또다시 가을이 왔다. 파란 하늘 밑에서 솜이는 더욱 하얗고 더욱 분홍색으로 빛난다.


우리집은 서향이라 오후 햇빛이 예쁘다. (여름 오후엔 집이 후끈후끈.) 오후 햇살 아래서 솜이도 나도 나른해진다. 바람이 살랑살랑 따뜻한 햇빛이 나들이 하기도 좋지만 게으름을 즐기기에도 딱 좋은 날씨다.


요래 누워 즐기다가 조래 누워보기도 하고.


아직은 타일 바닥이 나쁘지 않은가보다. 옆에 포근한 놀이방석이 놓여있는데도. 남의 집 고양이들은 따뜻한 곳 (난로 앞, 전기장판, 노트북 위 등등) 을 용케 잘 찾아내서 올라가있는다는데 솜이는 굳이 따뜻한 곳을 찾지 않는다. 그래서 무릎냥이 체질은 아니.... 흑흑


이 박스 내 꺼. 저 박스도 내 꺼.

한동안 사과 박스에 앉아있더니, 오늘은 커다란 이불 박스에 앉아계심. 앉아서 자꾸 부른다.


요즘 부르는 소리가 커졌다.

이 당당한 호출은 뭘까.


집에 오면, 거실 카페트나 화장실 규조토 발매트(장소가 정해져있음) 로 이동한 다음에 누워서 배를 보이면서, '애-앵' 하고 크게 부른다, 어서 쓰다듬으라고. 놀아주다가 볼일이 있어 잠시 자리를 뜨면 '냥' 하고 부른다, 다시 돌아와서 마저 오뎅꼬치(고양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 중 하나. 동물털로 만들어진 둥글둥글한 동물 꼬리 모양 막대기)를 흔들라고. 밥을 먹기 전엔 작게 애기소리로 냐앙, 냐앙, 냐앙 하고 올 때까지 부른다. 불러서 가보면 밥 그릇 앞으로 간 다음에 밥을 먹기 시작한다. 밥을 먹다가 자꾸 고개를 들어 나를 확인한다. 고개를 들었을 때 등을 쓰다듬어 주면 다시 밥을 먹고,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고개를 돌려서 내가 있는지 확인하고 다시 밥을 먹는다. (밥 먹을 때 귀여워서 맨날 옆에 누워서 구경했더니... 이제 자기 밥 먹을 때 내가 옆에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건가 -ㅁ-)


근데, 냐앙 냐앙 냐앙 계속 불러서 갔는데 밥을 한 입만 먹고 가버릴 때도 있음.

... 야 -_-

sticker sticker


이 글을 쓰고 있는데도 몇 번을 부르고, 갑자기 옆으로 뛰어가서 슬라이딩을 하고, 관심을 갈구해서 몇번이나 갔다왔다. 지금은 한손으로 오뎅꼬치 흔들면서 글 쓰는 중 ㅋㅋ 극한 직업, 집사.



그 외에도 수많은 냐앙. 이 있는데 아직 파악을 못하고 있다 ㅠㅠ 너무 궁금해. 정말 궁금해.


어디선가 봤는데, 다 큰 고양이들은 원래 사람이 듣는 소리로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아서 집고양이가 집을 잃어버리고 밖에서 살게 되었을 때 소리를 내어 말을 걸면 길고양이들한테 무시당한단다. 그래서 집고양이들만 다양한 울음소리를 갖는다는데... 근거있는 얘긴지는 잘 모름.


고양이 집사 자격시험 p.22
고양이 상식사전 p.78
고양이의 사생활 p.48

이론과 실제란.

책만 보면 그렇구나 싶은데 실제 경험으로 오면 이게 그건가 저건가 @_@ 분명한 건, 기분 좋을 때 그릉그릉/아플 때 그릉그릉/벌레 봤을 때 채터링/놀랬을 때 꺅/위협할 때 하악/더 화나면 으르렁. 그외엔 모두 조금씩 다른 냐옹.




가을 맞이 호박고구마와 인사하기.


내 타입 아님

결과는...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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