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vs. 책읽기

책보다는 니가 더 좋지

by 앵콜요청금지

우리집에 솜이가 온지 5년이 넘었다.


나는 외출하는 것보다 집이 좋고, 집에서도 많은 시간을 책을 읽었는데 고양이가 온 뒤로 책을 읽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 혼자 가만히 앉아 무언가를 하고 있으면 곧 어디선가 우엥 하는 소리가 난다. '인간이 왜 나에게 관심을 주지 않지?'. 고양이가 이렇게 대단한 관심종자인지 고양이와 함께 살기 전엔 몰랐다. 고양이와 살아보지 않은 아무도, 정말로 모를 것이다. 물론 내가 솜이가 아가냥일 때부터 버릇 따위 생각하지 않고 너무 애지중지해서 키우긴 했다. 밥 먹을 때 옆에서 구경하기 등등 => 그래서인지 자기 밥 먹을 때엔 우엥하고 부른다. 자기 밥 먹는 거 보라고. 옆에서 보고 있으면 밥 먹다가도 계속 고개를 들어 자기를 보고 있는지 확인한다.


가까이 가면 한발짝 도망가고, 안으면 아주 잠시만 품에 있어주고, 새침하지만 (물론 요즘 스스로 무릎에 올라오는 개냥이들도 그렇게 많기는 하더라마는, 우리집엔 없다 ㅠ) 자신에게 관심을 주지 않으면 계속해서 부르고 울어댄다. 그런데 나를 쳐다도 보지 않고 허공을 보면서 애옹거리는 건 참 성의가 없는 거 아니냐고 솜이에게 말해주고 싶긴 하다; 다 보이거든.


그래서 지난 5년간...너무 독서량이 떨어져서 (물론 모든 게 고양이 탓은 아니고 내 집중력 탓도 있지만) 요즘 생각해낸 방법은, 책을 들고 고양이를 따라다니는 것이다. 솜이를 쫓아다니면서 옆에 앉거나 서서 한페이지 한페이지 씩 천천히 책을 읽는다. 1분에 한번, 5분에 한번, 솜이랑 눈을 마주치거나 다리를 비벼주고 콧등을 쓰다듬어주면서. 그 정도는 솜이가 허용해준다. 그러면 솜이는 가구에 비비기도 하고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고 킁킁거리기도 하면서 집안 구석구석을 요리 갔다 조리 갔다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편한 곳에 누워서 휴식을 취한다.


사실은 우리집 고양이가 세상 제일 어리광쟁이로 살고 있는 게 너무 좋다. 사람을 그렇게 키우면 안되겠지만. (사람은 언젠가 독립도 해야하고, 사회생활도 해야하고...) 언제까지고 듬뿍 사랑해주고 금이야 옥이야 보살펴줄 꺼니까 솜이는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