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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앵콜요청금지 Feb 28. 2022

권력의 심리학

누가 권력을 쥐고, 권력은 우리를 어떻게 바꾸는가

어둠의 3요소는
마키아벨리즘, 나르시시즘, 사이코패스 성향
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나르시시스트들은 더 많은 돈을 벌었고,
마키아벨리주의자들은
기업 내에서 승진하는 데 더 능했다.
사이코패스는 드물지만, 권력에 더 강하게
이끌리고 권력을 손에 쥐는 데 더 능하다.

-p. 165 <4장. 악한 리더를 감지하는 신호> 중에서


대통령 선거 기간을 맞아 골라본 책.

권력을 탐내거나 가진 사람들에 대한 분, 권력이 주어지는 사회 시스템, 더 나아지기 위한 제안에 대한 내용이다.


이 짜증 날 만큼 복잡한 수수께끼를 풀어줄 수도 있는 가설 몇 가지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첫째, 권력은 사람을 악하게 만든다. 권력은 부패한다. 물냉이가 요거트 제국이 되고, 자각하기도 전에 선거를 조작하고, 남의 돈으로 비행기를 사게 된다.

둘째, 권력이 부패하는 것이 아니라 악한 사람들이 권력에 이끌린다. 즉, 권력은 부패하는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사이코패스 약제사는 침몰하는 배의 위계질서 꼭대기에 오르지 않고는 배길 수 없고, 사디스트는 간수복을 입고 곤봉으로 죄수들을 구타하고 싶다는 유혹을 견디지 못한다.

셋째, 문제는 권력을 쥐거나 추구하는 자들이 아니라 '우리'에게 있다. 우리는 나쁜 이유로 악한 리더에게 이끌리기 때문에 그들에게 권력을 '안겨주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비합리적인 이유로 선장을 선택한다. 선장이 우리를 이끌고 암초에 부딪히더라도 비난할 사람은 우리 자신밖에 없다.

넷째, 권력을 가진 개인에게 집중하는 것은 잘못됐다. 모든 것은 시스템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나쁜 시스템은 악한 리더를 배출한다. 올바른 맥락을 만들면 권력은 부패하는 대신 정화할 수 있다.

-p.38 <서문. 고장 난 세상을 수리하기 위한 안내서> 중에서


책의 서문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두근거렸는데, 약간 용두사미스러운 부문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주장하고 싶은 결론을 정해놓고 이를 가설로 정의해서 검증하는 방식으로 책의 흐름을 진행하고 있는데, 관련된 얘기를 몽땅 늘어놓다 보니 다소 산만하고 실제 결론을 검증한다고 하기에는 논리의 비약이 거슬려서 집중이 흐려지는 순간이 있었다. 뭐 그래도 대체로는 재밌게 읽었다고 생각한다 ㅎㅎ.



아래는 기억에 남는 여러 구절들.

반 부그트는 석기시대였다면 훌륭한 전사나 사냥꾼이 됐을 남자들과 같은 신체적 특징을 가진 사람을 현대의 지도자로 고르는 경향이 우리에게 있다는 이 개념을 가리켜 '사바나 가설'이라고 부른다. (중략) 미국의 대통령들은 일관적으로 당대의 남성들보다 키가 컸다. 계산기를 두드려 본 연구진은 그 외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일반적으로 키가 큰 후보가 키가 작은 후보보다 더 많은 표를 받았다는 점을 발견했다. (중략) 비단 정치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18세기 독일부터 현대 미국과 독일까지 키 큰 사람이 경력 전반에 걸쳐 더 많은 돈을 번다는 점이 여러 연구를 통해 드러났다. 한 연구는 키가 10여 센티미터 크면 평생 벌어들이는 수입이 평균적으로 20만 달러 더 많다는 상관관계를 발견했다.
-p.143 <3장. 권력이라는 망상> 중에서


자신이 강력한 사람이라는 기분이 들수록,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신경을 덜 쓴다. 타인의 기분을 읽는 능률이 떨어지는데, 타인과 공감해야 할 필요성을 덜 느끼기 때문이다. (중략) 권력을 사진 이들은 다른 사람을 더 많이 방해하고, 더 많은 고정관념을 가지고, 의사결정에서 덜 도덕적으로 생각하고, 타인의 행동을 비판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그렇게 행동하는 경우가 더 많아진다.
-p.278 <7장 권력은 우리를 어떻게 바꾸는가> 중에서


직장에서 엄청난 압박감(마멋의 말을 빌리자면 '요구')을 마주하는 사람이더라도, 스스로 상당한 정도의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고 느낀다면 괜찮았다. 그러나 무거운 압박감에 시달리면서도 자신이 운전석에 앉아 있다는 느낌(또는 최소한 가끔은 핸들을 잡을 수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사람은 건강에 훨씬 해로운 영향이 있었다. 독재자가 될 필요는 없지만, 직장 생황에서 결정에 대한 발언권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은 건강에 꼭 필요하다. (중략) 위기의 시기에 높은 지위에 올라 있다면 더 빠르게 노화하고 일찍 죽는다. 정상의 외로운 존재, 알파가 되면 건강에 매우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특히 그 자리에서 밀려날 위험이 있는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p.301 <8장. 권력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중에서


2011년 개방형 사무실 연구 수백 건에 관한 검토에서는 이런 설계가 직원을 소외시키고, 스트레스를 높이고, 직업 만족도를 낮춘다는 점을 발견했다. 게다가 개방형 사무실의 가장 큰 목적이 협업 증진임에도 현실 데이터는 개방형 사무실에서 사회적 상호작용이 70퍼센트 감소한다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주었다. 파놉티콘 스타일의 업무 공간은 감시에 탁월하지만, 이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최악이라는 결과다. (중략) 그러나 기업 본사에서 가장 많은 감시를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처럼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가장 적은 사람들이다. 임원 사무실과 이사회실은 불투명한 채로 남아 있다. 이사회실은 도청당하지 않고, 이사진의 GPS 소프트웨어는 추적당하지 않는다. 개방형 사무실의 장점을 극찬하는 CEO들은 대부분 전망 좋은 개인 사무실로 들어가 문을 굳게 닫는다.
-p. 398 <11장. 감시받는 사람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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