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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힘 받기 어려운 한 주

by 백석현

지난 금요일 밤 몇 가지 뉴스거리는 있었지만, 긴장감은 누그러지고 차분한 주말이었습니다.

시장이 이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카드에 서서히 적응하는 인상이고, 그에 발맞춰 달러화도 힘이 빠지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도 2월 초 (캐나다, 멕시코, 중국을 겨냥한) 트럼프 정부의 첫 관세 카드에 급발진했지만,

이후 사안별로 밀당하고 타협하는 트럼프의 행보에 안도하며 2월 5일부터는 상단이 1,460원을 넘지 못했고 지난 금요일에는 한때 1,430원대까지 내렸습니다.


지난 금요일 밤에는 미국의 1월 소매판매 지표가 시장 예상(전월비 0.2% 감소)에 크게 못 미치면서, 한 달 전보다 0.9% 감소했습니다. GDP 계산에 반영되는 기준도 부진했습니다(0.8% 감소). 추운 겨울, LA 화재 등이 배경으로 지목됐습니다.

부진한 소매판매 지표로 미국채 금리가 내렸고 원달러 환율이 잠시 1,440원을 하회했죠.


지난 주 후반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 동안 거들먹거렸던 상호관세 발효가 4월 초로 미뤄진 데 시장이 안도했습니다.

그는 관세 카드를 채찍과 당근처럼 사용하고 있는데, 겁부터 줬던 상호관세의 실제 시행을 (한국 시각으로 금요일 새벽에 행정명령을 통해) 4월로 미루며 당근을 줬지만 그와 동시에 반도체와 자동차,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곧 발표하겠다고 했습니다. 채찍이죠.

그로부터 하루가 지나 토요일 새벽 4시 40분에는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4월 2일로 예상한다고 발언했습니다. 다만, 4월 2일이 시행일이 될지, 그저 발표일이 될지는 불분명합니다. 자동차 관세 발언에 대한 시장 반응은 시큰둥했습니다.


현재 트럼프 정부의 행보는 시장친화적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시장이 기대했던대로 관세를 협상용으로 활용하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협상을 개시하기로 하자, 전쟁 출구에 대한 기대가 커지며 러시아를 향한 제재도 완화되리라는 기대가 생겼습니다. 러시아의 주요 수출 품목인 에너지 가격이 내리고 인플레이션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4주 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중국의 딥시크(DeepSeek) 효과로, 중국의 빅테크 전반이 재평가되며 중국과 홍콩 증시에도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마침, 이번주는 주초부터 미국이 공휴일로 연휴인 데다, 중요한 지표 발표도 없어 달러화가 힘을 받기 어렵습니다.

목요일 새벽에 나올 FOMC 의사록도 시장에 의미 있는 변수는 아니라고 보는데, 지난 주 연준의 파월 의장이 이틀 연속으로 의회 증언을 통해 충분히 연준의 입장을 알렸기 때문입니다.

원달러 환율 무게 중심이 아래를 향할 때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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