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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내리는데 못 따라가는 원달러

by 백석현

지난 금요일 밤 시장에 영향을 미친 이벤트는 3개로 압축됩니다.


첫째, 미국의 2월 고용보고서입니다.

미국 2월 고용의 임팩트는 크지 않았습니다. 시장 반응이 제한적이었다는 얘기입니다.

신규 고용 15.1개는 예상에 살짝 못 미쳤을 뿐이고, 1월보다는 개선됐습니다. 이는 기업 조사 통계입니다.

다만 실업률은 1월 4.0%에서 4.1%로 소폭 올랐는데 경제활동 참가율까지 0.2%p 하락한 데다

광범위한 실업률인 U6 실업률도 크게 상승해(0.5%p) 가계 조사 통계는 고용 여건이 꽤 냉랭해졌음을 시사했습니다.


둘째,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콕 찍어, 며칠 내 상호 관세를 예고했습니다.

트럼프의 관세 공격에 최근 가장 강경하게 저항하는 나라가 캐나다입니다.

그럴만도 하죠.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트뤼도 총리에게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라며 비아냥 대고, 관세 공격에서도 (멕시코, 중국과 함께) 첫번째 목표물이 됐기 때문이죠. 캐나다인들의 반미 감정이 들끓고 있습니다.

미국이 3월 4일 캐나다에 관세를 일단 부과한 뒤

하루 뒤에는 자동차에 한 달 유예,

또 하루 뒤에는 USMCA 적용 제품에 한 달 유예한다고 발표했었죠.

그럼에도, 캐나다 트뤼도 총리는 강하게 반발하며, '관세를 없던 일로 하지 않으면 캐나다는 보복 관세를 취소하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트럼프와 통화에서 욕설까지 주고받았다고 전해집니다(그런데 최근 캐나다의 반미 감정 때문에, 트뤼도 총리의 이러한 강경 모드로 총선을 몇 주 앞두고 그의 소속 정당인 자유당 지지도가 상승세입니다).


이러한 최근의 전개를 보건대, 트럼프가 "캐나다산 목재와 낙농제품에 대해 상호관세를 곧(이르면 오늘, 아니면 월요일이나 화요일) 부과하겠다"고 지난 토요일(3월 8일) 새벽 2시경 발표한 것은 감정적 행보였던 것 같습니다.


미국 고용, 캐나다를 향한 트럼프의 감정적 발언을 소화하며 토요일 새벽 2시경까지 미국 증시와 채권 금리는 내렸고 달러화는 트럼프의 (캐나다를 향한) 관세 발언에 소폭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세번째 이벤트가 시장에는 호재가 됐습니다.

바로 연준 파월 의장의 연설이었고, 파월 의장 연설과 함께 미국 증시는 반등하기 시작해서 상승 마감했고 미국채 금리도 올랐습니다. 다만, 달러화의 반응은 미미했습니다.

파월 의장이 대단하거나 의미 심장한 메시지를 던진 것은 아니었지만 최근 다소 움츠러든 미국의 시장 참가자들에게 안정감 있고 일관된 입장을 재확인한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 것 같습니다.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좋은 위치에 있다고 했는데, 최근 입장과 같은 메시지였고 (고용과 물가의 급격한 변화가 없다면) 당분간 동결을 시사한 표현입니다.


이번 주에 예정된 이벤트는

3월 12일 예고된 대로 미국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시행하고, 같은 날 미국 2월 CPI가 나옵니다.

그리고 14일에는 연방정부 폐쇄 여부가 달려 있는데, 이를 앞두고 11일 미국 하원이 임시예산에 투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최근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의 지원을 받으며 연방정부 지출을 줄이려 조직을 들쑤시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연방정부 폐쇄를 바라고 있는지 모릅니다. 연방정부가 폐쇄되더라도 필수 기능은 유지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연방정부가 폐쇄될 수 있다는 심리도 있죠.

다만, 연방정부 폐쇄가 있었던 과거 경험상 시장에는 별 임팩트가 없는 변수입니다.


지난 주 달러화는 대체로 하락했습니다. 유로화, 엔화, 위안화 대비 하락했죠.

하지만 달러원 환율은 이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버거워 보였습니다.

원화는 관세에 특히 취약한 통화이기 때문으로 해석합니다.

당분간 환율이 오르기보다 내릴 여지가 더 크다고 보지만 시원하게 내리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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