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미국 금융시장은 근심이 가득했습니다.
경제 지표는 우려를 샀고,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안전자산인 미국채 가격은 급등(미국채 금리는 급락)했습니다.
그렇다면 달러화는?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원화 대비 상승했습니다.
먼저, 미국 경제 지표.
1. 미국 연준이 주시하는 PCE(개인소비지출) 인플레이션 2월 수치부터 문제였습니다.
헤드라인 수치는 직전월과 같았고 시장 예상에도 부합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근원(core) 데이터, 즉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기준으로는 직전월(전년 대비 2.6%)보다 높았고 시장 예상(2.7%)보다도 높았습니다. 전년 대비 2.8% 상승했고, 반갑지 않은 소식이죠.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개인 소비는 예상에 못 미쳐, 지난 달 대비 0.1%에 그쳤습니다. 직전월에 크게 감소했던 기저효과가 있었음에도 거의 반등하지 못했죠.
2. 소비자심리지수(미시간대, 3월 확정치)는 예비치보다도 더 하락한 57에 그쳤고 함께 발표된 기대 인플레이션은 더 상승했습니다.
최근 미국의 성장 데이터는 둔화함에도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 추세의 확장판이었던 것입니다.
4월 2일로 예고된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가 며칠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 경제 지표가 미국 금융시장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자 미국 주가와 금리는 큰 폭으로 내렸습니다.
그리고 미국 달러화도 내렸습니다. 작년까지 폭발적이었던 미국 주식 매수 열풍이 식는 대가죠.
그럼에도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올라 1,470원에 육박했습니다. 토요일 새벽 2시를 1,469.9원에 마감했습니다.
왜 원달러만 이러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요약하면 한국 경제 특성상 무역의존도가 높아 관세에 특히 취약하고, 최근 수출 경기가 꺾이고 있으며 수출 경쟁력도 뚜렷하게 후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정국 혼란, 탄핵 이슈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데,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시장 관점에서는, 원달러의 관점에서는
어디까지나 정국 혼란 자체가 문제라기 보다는 정국 혼란이 한국 경제와 신용 등급에 미칠 영향이 관건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현재로서는 국내 정국 혼란, 탄핵 이슈는 환율에 부수적 요인이라 판단합니다.
이번 주는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할 상호관세 관련 소식에 시장의 모든 눈과 귀가 집중될 것입니다.
한국시각으로는 4월 3일이 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 전부터 조금씩 힌트를 줄 수는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환율이 들썩이겠죠. 시장참가자들이 긴장할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