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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더 하락할까

by 백석현

지난 금요일 원달러 환율이 미끄럼틀을 탔습니다.

서울 장 초반 1,440원에 고점을 찍은 뒤 오후 3시 30분에 1,405.3원을 기록했습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연장 시간대에 낙폭을 확대하며 1,400원을 하향 돌파했고 자정을 넘기 전에 최저 1,391.5원까지 내렸습니다.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하여 새벽 2시 종가는 1,401.5원을 기록했고, 뉴욕장 최종 호가는 현물환율 기준 1,399.3원이니 얼추 1,400원에 마감한 것이죠.


여러 이유 댈 것 없습니다.

그간 대치하던 미중 긴장 국면에서 그간 완강했던 중국이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메시지를 낸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한국시각 금요일 아침 9시 19분에 중국 상무부가 낸 메시지가 계기가 됐습니다.

"미국이 여러차례 접촉하며 대화를 희망했다며 이에 대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과 협상 중"이라는 주장을 일축하며 미국을 초조하게 했던 중국이 마침내 변화를 보인 것이죠.


한국의 원화는 미중 관계에 특히 민감한데, 미국과 중국이 상호간에 말도 안 되는 관세를 부과했던 만큼 협상 모드 전환 가능성을 본 것만으로도 시장 임팩트가 컸습니다.

미중 관계에 민감한 한국의 원화, 대만 달러의 반응이 특히 컸습니다.


이제 원달러 환율은 시원하게 더 내릴까요.

명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협상 모드로 전환한다고 해서 협상이 순탄하게, 일사천리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트럼프 1기 당시 협상 과정에 낙관론이 커지다가 한 순간에 협상 테이블이 뒤집어지고 리셋되면서(2019년 5월) 환율이 상승 전환한 전례가 있습니다. 당시 3개월 동안 환율이 올라, 2019년 8월에 미중 무역분쟁 기간 중에 최고 환율을 기록했습니다. 당시 8월초에는 미국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기도 했죠.


원달러 환율이 아직 저점을 보지 않았다고 판단하지만(필자는 5월 2일 현재, 시장의 광범위한 균형을 고려한 적정 원달러 환율을 1,370원으로 추정)

미중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는 인상을 주는 시점에는 다시 환율이 오르기 쉽습니다.


한편, 지난 금요일 저녁 미국의 4월 고용은 예상보다 호조였는데,

의미 없습니다.

고용은 경기에 후행하는 지표입니다.

따라서, 미국의 관세 정책이 낳을 경제적 파장이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주 목요일 새벽 3시(한국시각) 확인될 FOMC 회의도 시장에 미칠 임팩트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실업률은 아직 관세 영향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물가 불확실성은 여전해

연준이 더 지켜보겠다는 기존 메시지에 변화를 주기에는 시기상조입니다.


남은 연휴도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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