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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미국채 금리가 뒷목 잡게 할 듯

by 백석현

지난 주 내내, 하루가 멀다하고 널뛰기하던 원달러 환율이 토요일 새벽 2시 종가로 1,400원을 기록했습니다.

금요일 서울 장중에는 저점을 1,387.9원까지 낮추기도 했지만,

뉴욕 장으로 넘어갈 무렵 달러화가 대다수 통화 대비 광범위하게 상승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반등했습니다.


금요일과 주말을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뉴스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었습니다.

미국 증시가 마감하고 (한국시각으로) 토요일 새벽 5시 40분을 막 지났을 때,

무디스(Moody's)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입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이제 그리 놀랍지 않습니다.

2011년 S&P가 최고 등급(AAA)이던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했을 때는 시장이 놀라 자빠졌죠.

12년이 지나 2023년에 Fitch가 같은 결정을 내렸을 때는 시장 반응이 비교적 차분했습니다.

그리고, 3대 국제 신용평가사 중 유일하게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하지 않았던 무디스가 마지막으로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죠.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을 초래한 재정건전성 문제가 악화일로였기에, 마지막 남은 무디스의 결정은 시간문제에 불과했습니다.

무디스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한 배경은 재정적자와 국가부채의 지속적 증가,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급증, 장기적 재정건전성 회복 가능성 약화가 핵심입니다.


이 결정은 미국 증시 마감 후 이뤄졌지만

미국채 금리와 달러화는 반응할 시간이 조금 있었는데, 미국채 금리는 소폭 올랐고 달러화는 소폭 내렸습니다.

주초에는 어떻게 반응할까요.

마침 재정적자 문제를 더욱 키울 트럼프 정부의 감세 법안이 의회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가장 유력한 통과시점은 5월 말~6월 초에 하원 본회의 통과, 6~7월 상원 표결 및 최종 확정입니다.

미국 의회가 8월 1일 여름 휴회에 들어가기 때문에, 그 전 7월 말까지 법안 처리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꽤 높습니다.

이 법안은 재정건전성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기에 미국채 금리를 더욱 밀어올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1주일 전 미중 잠정 합의의 여운으로 미국 증시(S&P500지수)가 지난 주 5일 내내 상승한 시점에서,

미국채 금리가 더 오른다면 미국 증시 부담이 커집니다.

그렇다면 원달러 환율은?

원달러 환율이 지난 주 널뛰기를 반복한 이유는

상하방 압력이 공존하며 충돌했기 때문입니다.

즉, 미중간 긴장 완화 및 협상 모드는 환율 하락에 힘을 싣지만, 그 이전의 달러 자산 매도세가 달러 자산 저가 매수세를 자극했으니 환율 상승 압력도 공존했습니다.


당분간 원달러 환율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미국 정부의 관세 공격이 최악을 지났다는 심리와 미국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 등이 상단을 무겁게 짓누르리라 예상합니다.

환율 고점은 지난 주에 봤던 1,428~1,429원을 넘지 못한 채, 5월 장중 저점인 1,380원을 재시험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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