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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달러, 미국에서 흘러나온 소식들

by 백석현

지난 금요일 밤에 몇 가지 소식들이 있었고 원달러 환율의 반응은 사안마다 좀 달랐습니다.


금요일 밤 소식을 언급하기 전에 먼저,

금요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371원에 개장한 뒤 줄기차게 상승하며 3시 30분 서울 종가로 1,380원을 넘긴 것은 월말 현상으로 봐야 합니다.

월중에 강한 방향성이 나왔을 때, 월말에는 (특별한 뉴스가 없는 경우) 기존 움직임을 일부 되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5월 중에 원달러 환율이 월초 1,440원에서 26일 한때 1,360원까지 하락했으니 월말에 낙폭 일부를 되돌린 것이죠.


서울 장 마감 뒤 연장시간 대 금요일 밤에 가장 눈길을 끈 소식은

한국시각으로 저녁 9시 9분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 SNS(Truth Social)에 올린 메시지입니다.

"중국이 (지난 5월 10~11일 제네바에서) 미국과 합의한 것을 완전히 위반했다"며 미중 갈등을 다시 부각시켰습니다.

중국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위반했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이 희토류 등 핵심 광물 수출 통제를 여전히 풀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 해석됐습니다.


중국이 미국에 아직 핵심 광물 수출 통제를 풀지 않는 배경

최근 미국이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의 중국 판매 통제 검토, 중국 유학생들의 비자 취소 검토,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확대 방침 등으로

중국을 향한 압박을 다각도로 높인 것과 무관치 않은 듯 합니다.


트럼프의 SNS에 달러화는 일단 하락했습니다. 위안달러 환율만 올랐을 뿐(위안화 약세), 원달러 환율은 엔화, 유로화 등과 같은 길을 가며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위안달러 영향으로 몇 분 뒤부터는 원달러 환율도 상승 전환했습니다.

다만, 상승폭은 크지 않아서, 새벽 2시를 1,383.1원에 마감했습니다.


사실 트럼프가 중국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SNS를 올리고 20분이 지난 시점에

미국의 4월 PCE 물가지수가 발표됐는데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전년 대비 2.1%, 근원 인플레이션은 2.5% 상승해 직전 달에 비해 0.2%p씩 하락했습니다.

수치 자체는 시장이 반길 만한 것이었지만

시장은 별로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다지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것이죠.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트럼프 정부의 관세가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심리 때문입니다.


이 밖에 주목할 만한 소식은....

트럼프가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하겠다고 발언했고(한국시각 토요일 새벽 7시경),

(지난 미국 국제무역법원이 4월 2일 글로벌 관세를 "불법"으로 판결한 것에 대응해, 항소 법원은 빠르게 해당 판결의 효력을 정지시켜 관세 조치를 일단 복원시켰고) 트럼프 정부가 관세를 최장 150일간 최대 15% 부과 가능케하는 근거 법안 활용을 모색한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미국이 계획된 관세 부과를 위한 온갖 근거 법령을 동원해 결국 미국 법원의 판결을 실질적으로 무력화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습니다.


또, 한국시각으로 금요일 새벽 4시 넘어 보도된 Financial Times 기사가 뒤늦게 주목을 받았는데

열흘 전(5월 22일)에 미국 하원을 통과한 감세 법안에 포함된 899조를 소환했습니다.

미국 빅테크에 디지털 서비스세를 부과한 유럽 국가들, 저과세 이익 규칙(Undertaxed Profits Rule, 글로벌 최저한세 개념) 적용하는 유럽연합, 편향적 과세(Diverted Profits Tax) 도입한 영국과 호주를 겨냥한 조항입니다. 이들의 세금을 미국에 차별적인 불공정한 세금으로 규정하고 그 보복으로 해당국 투자자가 미국에 투자할 때 이자, 배당 소득 등에 대해 징벌적 과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899조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미국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 미국에서 자본 유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겼습니다.

현재로서는 한국의 서학개미들이 위 조항에 직접 노출된 위험은 없지만, 어쨌든 유럽과 영국 등 선진국 자본이 위와 같은 보복에 노출된다면 (유럽 자본의 이탈에 따른) 미국내 자본 유출을 걱정해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한국 서학개미들도 심리적으로는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미 사전 투표를 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6월 3일은 한국의 대통령 선거일입니다. 블룸버그 기자에게서 환율이 대선 결과에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제 생각엔...(환율 관점에서) 대선 결과에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지금 환율을 움직이는 본질적 요인과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지난 며칠의 움직임은 월말을 맞은 되돌림 성격의 환율 반등으로 의미를 축소하기 때문에

이번 주에 환율의 무게 중심은 상승보다 하락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방향성은 흐릴 수 있습니다.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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