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순간 맞이한 유럽, 그리고 잭슨홀 미팅

내리기 쉽지 않은 원달러

by 백석현

지난 주에도 원달러 환율은 대체로 1,380원 대를 중심으로 거래되었고, 방향성이 흐렸습니다.

그러면서도 1,390원을 자꾸 넘나들었습니다.

목요일 저녁 나왔던 미국 7월 PPI(생산자물가지수)가 서비스 인플레이션으로 시장 예상을 크게 상회하면서 금요일 새벽 2시 종가는 1,389.5원을 기록했습니다.

토요일 새벽의 역외 환율도 1,389원 수준이었습니다.


이번주는 대내외적으로 대형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8월 22일 전후로 거론되는 트럼프-푸틴-젤렌스키 3자 회담,

같은 날(한국시각으로 22일 밤 11시) 예정된 잭슨홀미팅에서의 파월 연준 의장 연설이 있습니다.


먼저 우크라이나 문제는 "휴전을 건너뛰고 곧바로 평화협정 체결로 직행하는 국면"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영토 요구를 계속하고 있지만

이제 결단의 순간이 다가온 듯 합니다.

당장 내일(18일)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와 회담을 갖는데, 이 자리에 독일 총리와 폰데어라이엔 EU 수장, NATO 사무총장 등 유럽 지도자들이 동행합니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도 함께 워싱턴을 방문합니다.

백악관에서의 논의를 거쳐, 8월 22일 전후로 트럼프-푸틴-젤렌스크 3자회담 개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데

핵심 의제는 평화협정 체결이 될 전망입니다.

즉 단순한 휴전 논의가 아니라, 전쟁 종결을 위한 국제적 질서 수립, 우크라이나 영토 양보 문제, 안보 보장 등 최종적인 평화 로드맵 도출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EU와 NATO, 독일 등 유럽의 핵심 지도자들이 대거 미국에 입회 및 참여하는 것은 이후의 협정이

단순한 미-러-우크라이나 합의가 아니라 유럽 전반의 안보 구도 재편과 직결됨을 시사합니다.


다음으로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의 태도가 얼마나 변했을지가 관심사입니다.

지난 주 CPI와 PPI를 거치며 시장은 관세의 영향을 재평가할 수 있었습니다.

7월에는 관세가 적용된 재화(goods)보다 서비스 가격인 인플레이션을 더 많이 견인한 것이 사실이지만,

월가와 WSJ 등 주요 언론들은 관세 효과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게 됐습니다.

대체로 예상에 부합한 소비자물가보다 생산자물가가 훌쩍 높아진 결과를 통해

시장은 "관세 충격의 대부분이 아직 소비자 가격에 전가되지 않았다"고 평가합니다.

연말로 갈수록 관세의 영향이 소비자물가로 전가되는 현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죠.


상황이 이렇다보니, 9월 연준이 FOMC에서 빅 컷(50bp 금리 인하)을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는 삭제됐습니다.

목요일 저녁의 PPI 결과가 결정타였죠.


현재 상황은 작년 8월과 겹치면서도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작년에는 미국 7월 고용 부진에 파월 연준 의장이 잭슨홀 미팅에서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은 감소하고 고용 악화 위험은 증가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금리 인하를 강력하게 시사했죠.

최근 고용 여건이 악화된 것은 작년 상황과 겹치지만, 작년과 달리 현재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무시할 수 없어서 파월 의장이 기존의 톤에 얼마나 변화를 줄지 미지수입니다.

최근이었던 7월 말 FOMC 당시에는 고용 데이터가 대폭 수정되기 전이었기에 적어도 고용 여건에 대한 평가는 현재 달라졌을 텐데, 인플레이션 우려를 덮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이번 주 유럽이 역사적 순간을 맞이한 가운데,

유로화가 다시 한 번 상승할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원화 가치에 직접적 도움은 되지 않을 듯 합니다.

이번 주 잭슨홀 미팅에 대한 경계감도 원달러 환율이 쉽게 내리지 못하는 배경이 될 듯 합니다.

지난 주 원화가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연출하면서 원화 대비 유로화, 엔화, 위안화가 일제히 상승했는데

당장 이번주에 그 흐름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으리라 예상합니다.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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