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그 분이 오실텐데...

by 백석현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80원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지난 주도 원화가 유독 약세였습니다.

달러화가 그나마 힘이 없었기에 원달러 환율이 1,470원 대 후반에 막힌 것이지

원유로, 원위안 환율은 거침없이 올랐습니다.


지난 금요일 원달러는 서울 장 마감 후 갑자기 상승세에 힘이 붙었습니다.

3시 30분을 1,473.7원에 마감했지만 30분만에 1,476원으로 올랐고,

자정을 넘어서는 1,479.9원까지 상승한 뒤 새벽 2시를 1,477원에 마감했습니다.


일요일(14일)에 경제 부총리가 직접 주재한 긴급 경제장관회의가 소집될 정도로 긴장감이 높아졌습니다.


사실 금요일 서울 장 마감 후의 환율 상승은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지만,

힌트를 찾자면 서울 장 마감 후 30분간 원달러 환율 상승은 risk-off(위험회피) 움직임과 연관됐습니다.

그 시간 동안 엔화 강세 및 미국채 강세(10년물)이 함께 나타났습니다.

그 움직임은 오래가지 않았고 움직임도 작았지만, 이후 원달러 환율은 저녁 6시경 유럽 증시가 상승폭을 반납하는 과정과

자정 넘어 미국 증시가 하락하는 과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레벨을 높였습니다.

한마디로 악재에 민감하고 호재에 둔감한 최근 원달러의 특성을 고스란히 재현했습니다.

미국 주식시장은 최근 기술주가 상대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는 반면, 그간 뒤처졌던 경기민감주들이 힘을 내고 있습니다.

그간 미국 증시 랠리를 견인하던 빅테크 기업들의 AI 관련 과도한 지출과 수익 모델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며, 주가가 들쭉날쭉한 와중에 원화도 움찔하는 양상입니다.


이제 언론에서도 많이 언급되어 충분히 알려졌는데

국내 자본의 해외 투자가 워낙 커졌습니다. 그에 비하면 외국인들의 한국 투자 금액은 보잘 것 없죠.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의 해외 기업 인수만 해도 올해 9월까지 발표한 인수 금액작년 한 해의 전체 금액 2배를 훌쩍 넘겼습니다.

실제 집행된 금액은 아니지만, (수급 측면에서) 국내의 달러 수요가 얼마나 커졌는지 알려주는 상징적 수치입니다.


기관, 개인, 기업을 막론하고 한국의 경제 주체들이 일제히 막대한 금액을 해외에 투자하는 것이 구조적 현실입니다.

개인들의 미국 주식 투자 금액은 12월 들어 감소했지만, 원화 약세 압력이 살아있는 것을 보면 기관이나 기업들의 외화 수요는 여전한가 봅니다.

개인들의 미국 주식 투자는 9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 하루 평균 3억 달러였는데, 12월 들어서는 (12일까지) 하루 평균 1.2억 달러로 한풀 꺾였습니다.


이번 주 미국의 주요 지표 발표와 일본 중앙은행(BOJ)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16일(화)에는 일정이 지연된 미국 11월 고용이, 18일(목)에는 미국 11월 CPI가 발표됩니다. 18일 정오경에는 BOJ 금리 인상도 예상됩니다.

이들 이벤트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이제는 어떤 결과가 나와도 환율이 내리는 것이 수월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번 주는 정책 당국의 목소리가 (조금 더) 커질 시점인 듯 합니다.

(묘책이 마땅치 않지만) 그 내용이 무엇이든,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환율을 눌러주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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