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지 마세요.

나에게 다가오는 걸 포기하지 마세요.

by 김규리
leave me alone_sw 1000.jpg Leave me alone ⓒ PainterEUN. All Rights Reserved


'나를 혼자 내버려 두면 좋겠다.'라며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세상을 혼자 산다면 힘들 일이 없을 것만 같아서였습니다.

누군가의 속도에 민감해질 필요도, 누군가와의 관계로 인해 괴로워할 일도 없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혼자가 좋았습니다. 누구도 제 삶에 관해 간섭하지 않고, 누구와의 관계로 상처받지 않는 평온함이 좋아서... 좋게 말하면 독립된 존재, 나쁘게 말하면 단절과 고립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가끔 찾아오는 큰 외로움에 저는 아주 많이 휘청거렸습니다. 실은 저를 이해해 줄 누군가가 한 명쯤은 있기를 바라서였죠. 가시로 둘러싼 수풀을 헤치고 들어와 나를 안아줄 사람. 이런 나라도 괜찮다고 말해줄 누군가를 갈망했습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점 저는 사람을 대할 때 적정한 선을 긋게 되었습니다. 친절을 베풀지만 더는 다가오지 않을 선, 배려가 권리가 되지 않을 가까워지지 않는 선이 좋았습니다.

사람들이 다가올 때면 타인에게 내보이는 친절과 배려만큼 나는 괜찮은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에 사람들을 밀어내곤 했습니다. '이런 나를 알게 되면 너도 나를 떠나갈 거야'라는 두려움으로부터 약하고 부족한 모습까지 드러내며 다가가 상처받고 싶지 않았던, 저를 지키는 선이었습니다.


이성을 만날 때면 감정의 마일리지를 채 쌓지 못한 상대에게 제 안의 단점들을 마구 끄집어내 저를 깎아내기 바빴습니다. 상대를 속이는 게 싫어서이기도 했고, 누군가를 만나 지금의 평온함이 깨어지는 것이 겁이 나서도 있었고, 나는 이렇게 부족한 점투성이지만 이런 나를 끌어안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뒤섞인 행동이었습니다.

저에게 "더 좋은 사람을 만나셔야 하는데..."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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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마음을 짓고 그립니다. 아픔에 기반하여 우울에서 나를 건져 올리는 이야기를 써냅니다. 한없이 마음이 약해지는 시간을 걷는 이들에게 미약하게라도 힘이 되는 작업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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