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없이 부족한 시간
팔순이 훌쩍 넘은 부모님을 비라보며
함께한 시간보다 함께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함을 느낀다
그 사실이 두려워 마음속으로 이별을 준비했다.
가늠도 되지 않은 슬픔을 혼자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깨달았다. 아니 포기했다.
이 이별은 아무리 연습해도
무뎌지거나 익숙해지지 않는다는 걸 알아버렸다.
무의미한 연습으로 감정 소모를 하느니
곁에 계실 때 서운함 없이 잘하자고 다짐했다.
하지만 쉽지 않다.
내 마음처럼 어느 하나 되지 않는다.
내 마음과 다른 날 선 말과 행동에
후회할 일이 쌓여감을 느껴 마음이 아린다.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많은 이들이 이런 말을 하곤 한다.
“엄마, 아빠. 다시 태어나면
내 자식으로 태어나줘.
엄마, 아빠가 나한테 잘 해준만큼
아니 더 잘해줄게. “
다행히 부모님이 아직 옆에 계시지만,
언젠가 부모님이 내 곁을 떠나시게 되면
나도 저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아니다.
나는 우리 엄마, 아빠만큼 잘할 자신이 없다.
사람인지라 단점도 물론 있지만
엄마, 아빠만큼 잘할 자신이 없다.
하지만
나에겐 좋은 핑계가 있다.
성당에 다니는 내 종교적 믿음답게
우리는 다시 태어나는 게 아닌
하느님 나라에서 기쁘게 만날 거라 믿는다.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우리가 가장 행복했던 그 시절이
영원히 이어지는 그곳에서 말이다.
감사합니다.
옆에 계셔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함 없이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을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