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국의 아홉 번째 밤 04
그날 밤 내내 사막에는 작고 여리고 구슬픈 소리가 한 줄기 들려왔다.
큰 바위에 깔린 도마뱀의 노래였다.
모두들 얘기해
꼬리를 자르라고
꼬리를 자르라고
꼬리를 자르고 떠나라고
난 기억해
그게 얼마나 아픈지
그게 얼마나 쓰라린지
그게 얼마나 곪고 냄새나는지
난 겁이 나
앞으로 꼬리가 안 나면
앞으로 꼬리가 자라지 않으면
앞으로 꼬리가 없이 살아야 한다면
그래도 모두들 얘기해
꼬리를 자르라고
꼬리를 자르라고
내 꼬리를.
지 꼬리도 아니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