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의 이직

처음 후배의 이직 소식을 들었다

by 설온우

얼마 전 내가 이직자가 된 이야길 한적 있는데, 오늘 팀 막내의 이직 소식을 들었다. 팀장님께 말하기 전에 나에게 먼저 말해줘서 너무나 고마웠는데, 예전에 날 잡아줬던 선배들처럼 여기 있으라고, 있으면 좋은 미래가 있을 거라고 이야기해주지 못했다.


나와 10살 정도 차이나는 후배였다. 많은 나이 차이에도 어려워하지 않고 늘 편하게 대해줘서 고마웠던 후배다. 마냥 막내다운 막내여서 정이갔고, 술 마시고 다음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면, 늘 중간에서 본인 차로 날 기다렸다 회사로 태워다 주곤 했다.


너무 아쉽다. 코로나로 많은 시간을 같이 하지 못했음이, 떠난다고 했을 때 고민 없이 잡아주지 못했음이, 이대로 떠나보내야 함이 말이다. 하지만 아주 좋은 회사로 이직하는 것이었고, 게다가 아주 비전 있는 분야로 업무를 바꾸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뿌듯하다. 뭐랄까...... 마냥 막내라고 어리게 봤는데 아주 좋은 비전을 갖고 이직을 준비하다니 말이다. 직접 말해주진 않았지만 속으로 ‘많이 성장했구나’ 했다. 이상하다. 날 떠나보냈던 선배들 마음이 이랬으려나. 미안하고 아쉽지만 뿌듯하고......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이처럼, 첫 이직을 고민하는 분들은 여러 가지가 걸림돌일 거다. 옆에 있는 좋은 동료, 연봉, 이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같은 것들이 산더미처럼 마음의 부담으로 밀려온다. 후배도 같은 이야기를 했고, 나도 그랬다. 이렇게 똑같구나 싶었다. 하지만 용기 내봤으면 좋겠다. 후배는 연봉을 조금 포기하는 대신 미래를 선택했다. 이렇게 어디에 무게를 둘 것인지 정하고 결정하면 조금 쉬워지긴 한다.


사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내가 그들을 먼저 떠날 거란 생각이 늘 있었다. 회사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라 생각했고, 게다가 내 성장이 더 이상 없다고 느껴지던 시간이 꽤나 흘렀다. 능동적으로 업무 하는 게 익숙한 나에게 수동적으로 움직여주길 바라는 관리자가 새로 온 것도 한몫한다.


그런데, 후배가 이런 점들 때문에 먼저 떠날 줄이야...... 왠지 선수를 빼앗긴 것 같은 억울함도 살짝 든다. 농담이고. 어디서든 잘했으면 좋겠다. 아니다. 잘할 거다. 이젠 응원하는 것 밖에는 그 친구에게 해줄 것이 없다는 게 조금 서글퍼지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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