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 간 전쟁의 소용돌이

우린 같은 회사를 다니는 동료가 아니던가요??

by 설온우

타 부서와 업무를 조율해야만 해야 하는 부서에 있다면 공감할 거다. '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 아우'하며 키보드를 내려치고 싶은 강한 충동이 하루에도 몇 번이나 오는지...... 지금은 노트북이라 못하지만, 예전엔 키보드만 만만했는지 여럿 해 먹었다.


특히 글쓴이가 몸 담고 있는 연구소와 공장이라는 두 집단은 참으로 조화롭기 어려운 모양이다. 전 직장에서도 사이가 많이 안 좋았는데, 연구소 소장이 전무급으로 변경되면서(공장장은 상무급) 서열 정리를 끝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지금 회사에서는 반대 상황이다. (이래서 착하게 살아야 하나보다. 그땐 참 통쾌하다고 생각했는데...... 마음을 곱게 쓰지 못했다. 죄송.)


보통 이런 일들이 생긴다. 연구소는 곧 생산을 진행해야 하니, 이런 업무가 필요하다고 요청하면, 공장에서는 해당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고 다시 요청한다. 이때 보통 이런 대화들이 오가는데 사실 속마음은 이렇다.


< 대화 >

연구소 : 연구가 마무리되어 생산이 필요합니다. 생산 일정 잡아주세요.

공장 : 음... 생산하려면 추가 실험 결과 확인이 필요할 것 같고, 전반적인 보고서와 본사와 업무 협의된 내용 등등을 보내주세요. 이거 없으면 못합니다.

< 속마음 >

연구소 속마음 : 뭐? 너희가 이걸 보내주면 보기는 해? 연구 세부내용을 보내주면 이해는 하고??

공장 속마음 : 고작 이렇게 연구해놓고 공장에 와서 생산을 해보겠다고? 어림도 없어! 절대 안 돼!!


하는 업무의 특성이 정 반대기 때문이라 본다. 연구소는 보다 유연하고,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보려는 성향이 강한 반면, 공장은 안전하고 정해진 절차에 따르는 것이 합리적이다. 맞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하지만 연구원들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들이 있다. 이건 공장분들도 마찬가지리라.


다른 분야도 이와는 다른 상황이겠지만, 타 부서와 같이 일해야 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어려움이 있을 테다. 부서의 특성 때문일 수도 있고, 각 부서의 리더가 전략적이든 그냥 개인적으로 악감정이 있든 막고 있을 수도 있고, 또 그냥 담당자가 지랄 맞아서일 수도 있다. 아무튼 회사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이젠 약간 팁이 생겼는데, 보통 글쓴이는 이런 상황에서 다음과 같은 행동을 한다.


우선,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보통 부서 간 티격태격은 대부분 자존심 싸움인 경우가 많다. 업무 진행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조율이 안되기보다, 이 건을 진행하면 본인 부서에 손해라고 생각하거나, 그냥 들어주기 싫은 경우가 많단 뜻이다. 진짜 업무 상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부서 간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있는지부터 확인한다.


진짜 문제가 아닌 자존심 싸움이라 판단되면, 우선 친분이 있는 다른 분께 연락을 드려서 상황을 설명하고, 그분이 담당자와 이야기 나눠 달라는 부탁을 드린다. 이후에 다시 이야기해보면, 보통 부드러워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친분이 있는 사람은 어떻게 만드느냐!


공장 분들은 직접 대면하는 경우가 많고 요즘 주식이 핫한 이슈라, 이런 걸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친분을 쌓는다. 할 수 있다면 동일 대상의 적군을 한 명 만들어두자. 씹고 뜯고 맛보는 즐거움이 친분을 쉽게 쌓이게 하더라^^;;; 추가 팁이 있다면 남자라면 운동을 하면 정말 좋다. 테니스를 회사를 다니면서 동시에 시작했으니 10여 년 정도 쳤는데, 이 운동이 이렇게 나에게 보답할 줄은 몰랐다. 덕분에 테니스 이벤트가 있으면 여기저기 불려 다니지만... 테니스를 너무나 좋아하기에 이것마저 즐겁다. 일석이조 아닌가.


즉, 할 수 있는걸 우선 해보자는 뜻이다.


사실 이직하고 바로 공장 출장을 갔다가 생산 팀장님으로부터 숫자와 동물, 아이들이 뒤섞인 욕이 날아와 내 귀를 강하게 때린 적이 있는데, 테니스 한번 같이 치고 난 후에는 아주 이뻐라 해주신다. 휴....... 어차피 회사일이 엄밀히 따지면 내 일은 아니지 않나! 회사 일을 하면서 내 감정까지 소비될 필요는 없다.


처음에는 글쓴이도 공과 사는 구별할 줄 알아야지. 이 무슨 아둔한 행동인가! 라며 비판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적도 있지만, 결국 본인이 힘들다.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골칫거리를 해결할 수 있다면, 밑져야 본전 아닐까? 우선 해보자. 안되면...... 웃기라도 해보자.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던데.......(설마......)


그리고 부탁할 선배가 있다면, 선배한테 부탁해라. 오랜 회사생활에도 믿을만한 선배가 없어서 글쓴이는 직접 발로 뛰지만, 보통 유난히 관계가 좋은 선배들이 하나씩은 있을 거다. 그런 분들을 활용해라. 그러라고 그분도 월급 많이 받고 계신 거라 생각하면 맘이 조금 편할 거라고 이전 글에서 언급했던 기억이 있다.


결국 업무도 사람이 한다. 개인주의가 강한 서양이라고 안 그럴까? 결국 사회적인 관계가 어려움을 풀기도 하고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내일처럼 너무 몰입해서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고, 조금 멀리서 넓은 시선으로 보고 판단하고 행동해보자. 그렇게 만든 관계가 당장 그 회사를 떠나더라도, 결국 좋은 바람으로 여러분 주변에 맴돌 거다. 결국 같은 회사를 다니는 동료 아니던가. 키보드 하나 박살내고 관계를 흐트러트리지 않는 게 남는 장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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