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뜻하지 않은 구원자의 등장!!

by 설온우

드디어 신입사원이랑 이야기를 나눴다. 입사한 지 거의 한 달 정도 되어가는데 이제야 인사를 하다니..... 미안한 마음에 그 마음을 표현했더니,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아니에요~. 이야기 나눠본 분이 많지 않아요.'

응? 이건 무슨 상황인가. 휴가가 있긴 했지만... 그래도 한 달이 지났는데?


알고 보니 부장 하나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스케줄 관리를 한다는데, 그 부장 덕에 멘토까지 정해져 있음에도 멘토도 신입사원과 이야기 나누기 어렵단다. 나야 내 멘탈 추스르느라 정신없었다지만..... 세상에.... 거의 한 달이 되어가는 동안 신입은 한 부장과만 커뮤니케이션하고 있었던 거다. 그 부장은 신입이 들어오기 전부터 처음부터 기강을 잘 잡아야 한다며 큰소리를 뻥뻥 쳐대긴 했다. 연구소가 군대인가.... 기강이라니......


그 부장은 연구원들과 본인은 협업하는 사이가 아니고, 자신은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이라고 어이없는 발언들을 서슴없이 해왔던 사람이다. 아니! 중간관리자가 연구원과 협업하는 사이지 무슨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인가. (비전을 가지고 있긴 한 건가? 난 왜 그에게서 어떠한 비전도 보지 못한 거지.....)


여하튼, 대충 이야기를 나눠보니 사연은 이렇다. 그 사람에게 주위 동료들은 악의 축이었던 거다. 이 사람이 동료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전부터 느껴는 왔지만 명확히 알게 됐다. 다른 동료에게서 나쁜 물이 들까 봐 중간에 본인이 연결고리를 차단하고 있었던 듯하다. 나만 느끼는 건가 싶어서 슬쩍 물었더니, 신입 본인도 그런 느낌이 든단다. 맙소사...... 악의 축으로부터 새 생명을 구원하고자 하는 것인가..... (구원자 납시었으니 찬양하라... 뭐 이런 건가)




늘 느끼는 거지만, 좋은 사람은 생각보다 훨씬 좋고, 나쁜 사람은 생각보다 그 바닥의 끝이 없다. 이렇다 보니, 후배들은 감히 신입을 챙길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6개월 동안 방황하느라 신경 쓰지 못한 사이에... 후배들도 나 정도의 슬럼프를 겪고 있는 듯했다.


왜 그러는 걸까. 사내에 그 부장을 따르는 후배가 없어서일까? 그래서 본인을 따를만한 후배 한 명을 제대로 만들어볼 생각인 걸까? 아... 맞다. 우린 악의 축이었지. 그래..... 구원자셨지.....


본래 신입 자리에 있던 후배는 이 사람 때문에 퇴사했다. 뭐 더 좋은 회사에 매력 있는 분야로 가서 지금도 열심히 잘 살고 있기에 늘 뿌듯하지만, 똑같은 미래가 펼쳐질까 두렵다. 그래 놓고 팀장과 면담에서 절대 본인 때문에 퇴사하는 것이 아니라고 못 박아 강조했단다.(나쁜 놈은 뻔뻔하기까지 하다!!!!) 맨날 바쁘다면서, 왜 이리 집착인가.... 참.....


힘내라 신입! 그 늪에서 헤어 나오는데 필요한 건 시간 같다. 시간이 언젠간 해결해 주긴 할 텐데.... 그 사이에 좀 힘들 수 있을 듯하다. 커피랑 달달한거.... 사줄게......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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