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의 조언과 후배의 응원

내가 선택한 삶

by 설온우

성과는 만들어내지만 승진은 하지 못하고, 힘들 때 터놓고 이야기할 선배 하나가 연구소에 없는 삶이라니...... 새해에 몇 가지 일이 터지고 나서 날 뒤돌아보니 내가 딱 이랬다. 그 순간 무기력해졌고, 나만 지구 중심으로 끌려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다행히 예전에 같이 일했지만, 지금은 공장에 있는 선배 하나가 생각났다. 평소에 연락도 잘 안 하는 성격인데, 바로 메신저를 켜고 안부를 물은 뒤, 세밀하지 못한 힘듦을 늘어놓았다. 그는 후배의 뜬구름 같은 어려움을 공감해 주었고, 너무 힘들면 공장으로 오라며 다독여주었다. 본인의 모든 후배들이 나처럼만 살아줬으면 좋겠다는 희망의 메시지와 함께.


그렇게 마음을 다독이며, 메신저를 내리는 순간, 막내가 메신저로 안부를 물었다.

"부장님. 괜찮으세요?"

이런!! 선배가 후배들을 챙겨주진 못할 망정 걱정을, 그것도 막내를 걱정하게 하다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부당함에 맞서는 건 선배의 몫이니 하는 일 즐겁게 잘하면 된다고 대화를 마치려는데, 그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

"부장님. 힘내세요~ 늘 응원하고 있어요.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순각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했다. 나랑 10살도 넘게 차이나는 후배가 날 응원하고 있다니...... 순간 내가 어떤 삶을 선택했는지 번개처럼 떠올랐다. 난 선배보다 후배에게 인정받는 회사생활을 선택했다. 상사에게 굽신거릴 성격도 못되지만, 굽신거리며 인정받고 성공하느니 회사를 다니지 않겠다 마음먹었었다. 실력만으로 보여주겠다고 자만스러운 다짐을 했다. 나에게 일이 사람보다 우선될 수도 없을뿐더러, 함께 하는 동료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받는 삶을 살고 싶어 했다. 그런데 도대체 난 무엇이 문제여서 지금 바닥을 헤매고 있는가.


좋은 선배가 하나 있고, 그를 통해 다독임을 받을 수 있으며, 뜬금없이 힘들다는 카톡 하나에도 여러 후배들이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는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내가 선택했고 원하던 삶을 살고 있는데 왜 길을 잃었다고 생각했는지...... 아직도 한참 멀었다며 어둠의 구렁텅이에서 날 꺼내놓았다.


"그래~ 선배의 인정보다 후배의 응원이 더 좋네. 잘 살고 있는 모양이다. 고마워^^."

라며 대화를 마치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사람은 모든 것을 가질 수 없고, 그래서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해 주길 바라지 않는다. 내가 선택한 삶이 있고, 그렇게 살아내고 있다면, 누가 뭐래도 잘 살고 있는 것 아닌가.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하루였다. 얼마 전, 가장 친한 친구가 세상을 떠났을 때, 장례식장에 방문한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이 녀석...... 짧았지만 잘 살아내고 갔구나.'

하며 남몰래 그 친구를 자랑스러워하던 기억이 있다.


나는 그 녀석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잘 살고 있는 거구나. 내가 죽으면 그래도 누군가 슬퍼해 줄 수는 있겠구나란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그래. 난 틀리지 않았다. 내 선택과 삶이 틀렸다고 말하는 이에게, 나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고 깎아내리려는 이에게 감정소비는 이제 그만이다.


P.S) 이게 사람 향기 나게 사는 것 아닌가. 그 사람은 이것 까지도 반박할지 모르겠지만... 그래~ 그럼 어디 반박해 보시던지!


keyword
작가의 이전글새해 첫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