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부모님과 함께 사는 마음.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 가끔 직원이 이렇게 묻곤 한다.
"혹시 딸림 자료 드릴까요?" 나는 어느 날 갑자기 내가 딸림 자료로 살고 있다는 기분을 느꼈다.
물론 나는 나의 방이 있었고, 나름 사랑을 많이 받는 자식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나는 거실이 욕심이 났다. 우리 집의 거실은 언제나 내 것이 될 수 없었다. 나는 한적한 분위기를 원했지만, 아빠는 정막이 흐르는 집을 싫어했고, 집에 오시면 TV를 크게 틀어 놓곤 하셨다.
그러다 가끔 TV에서 30대가 되어서도 부모에게 독립 못하는 캥거루족 청년에 대한 뉴스가 나오면, 한심하다는 말을 하시곤 했다. 세상이 원하는 조건들, 아내와 자식, 집 그리고 거실을 가진 당당한 어른이 우리 아빠였다. 그러나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고, 'TV 소리 좀 줄여달라'는 말도 못 한 채, 자고 싶을 때, 쉬고 싶을 때 자지 못하고 과제를 모두 성취한 그분 앞에서 털북숭이처럼 숨어 지냈다.
그래서 주변에 사람들에게 이러한 고민을 털어놓으면, 전부 학을 띠며 '꼭 집에 있으라는 것이었다'
고액 연봉자도 아닌 내가 집을 나가서 월세며 생활비 감당하기도 그렇고, 무엇보다 '여자'라서 위험할 수 있다는 게 이유이기도 했다. 가끔 동네 부동산에 붙은 '월세'를 보면 두 눈이 휘둥그레지기도 했다. 정말 한 푼도 모으지 못하고 전부 월세에 돈을 바쳐야 할 판이었다. 그래서 나 나름대로 새벽 5시쯤에 일어나 부모님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퇴근하고 나서도 일부러 집에 늦게 들어가기도 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몸에 무리가 갔다. 어쨌든 주말에는 쉬어야 되는데 언제나 그랬듯이 주말이 되면 온 집안은 또 TV 소리로 가득해져서 나는 어쩔 수 없이 또 밖으로 나가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러곤 이렇게 대뇌 인다. '계속 이렇게 살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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