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에맡겨야하는 집과 관련된 제도

넋 놓고있다가 좋은 제도를 흘려버렸다.

by 박대리

주말에 동생이 집에 놀러 왔는데, 부모님이랑 사는 게 좀 힘들다는 말을 털어놓았더니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었다. 아빠가 원래 집 보러 다니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아빠 역시도 나와 함께 사는 게 불편해서였던 것 같기도 하다. 게다가 늘 나를 신경 쓰다 보니, 현재 살고 있는 집을 팔고 시골로 내려가 전원주택 생활을 하고 싶은 꿈을 펼치지 못해서 이기도 한 것 같다. 물론 엄마도 시골 가는 걸 싫어하셔서 안된 것도 있긴 하겠지만...


동생이 신용도가 좋은 편이고 나이도 어려서 대출신청이 잘 될 것 같아 알아보았는데, 중소기업 청년 대출은 동생의 연봉이 좀 많아서 안된다는 승인이 났다. 1억까지 되는 제도인데, 작년이라면 써먹을 수 있는 것을 시간을 미뤄 쓰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자 속이 상했다. 그 정도 금리면 1억짜리 전세를 얻어, 한 달에 대출이자 십만 원 정도만 내면 된다. 그런데 한편으로 한 사람이 생존하며 사는데 '집'이라는 공간이 이렇게 중요한 건데 왜 이렇게 자격을 계속 증명해야 되고, 다른 사람의 자격과 나를 비교하고 '운'같은걸 생각해야 하는 건지 씁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생도 나도 애매하게 턱걸이에서 탈락해버리자 집과 관련된 각종 복지 제도들을 아무 생각 없이 흘려버리고 살았다는 것에 대한 자괴감마저 들었다. 너무나도 심하게 올라버린 집값을 생각하면 위축도 되고 항상 나이를 생각해야하고 일상을 편안하기 살기가 초조하다는 마음마저 들었다. 가끔 스스로를 혹사시키며 사는 주변인들을 볼 때 이해가 되지 않았었는데, 터무니없게 올라간 집값을 생각하면 마음이 불안해서라도 잠시도 쉬지 않고 미친 듯이 돈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을 것 같은 마음이 이해되었다. 숨도 안 쉬고 모아서 내 집 장만하기 물론 힘들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는 것도 마음이 절대 편하진 않기 때문이다.


#독립 #집 #전세 #집구하기 #혼자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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