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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친구사귀려고 오픈채팅방에 들어갔는데 남편얘기방이었다

어쩔 수 없이 답답함을 운동으로 극복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by 박대리


사실 코로나 이후로 친구를 거의 만나지 않았다. 원래 먼저 연락을 안하는 편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인연이 끊겼는데, 슬슬 답답증이 밀려오고 말았다. 일을 조금 했을 때는 상관없었는데, 갑자기 일을 많이 하게 되다보니까 어느 순간 머리가 띵하고 답답했다.


아무래도 동네 친구모임이라도 다시 나가봐야겠다 싶어서 소모임 어플을 봤는데, 갑자기 또 확 '질린다'는 기분이 들었다. 한달에 한번 필수 참석에다가 특히 나이를 말해야되고, 또 뭔가 남자있는 모임은 왠지 가기 싫고 고민이 되서 안가기로 하고 카톡 오픈채팅방을 찾아봤는데, 우리동네 여자들만 참여가능하고 평일 저녁에 맥주한잔 하는 모임이길래 들어가봤다.



나이 또래도 대체로 당연히 나보다는 어렸지만 30대고 그래서 예의도 있고 벌써 몇 번의 만남도 가진 것 같았다.


'정모도 다음주에 가볼까'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문제는 대체로 다 기혼자인것 같았다.


거기서 부터 슬슬 '아 쫌 안되겠는데' 싶었는데, 계속 누가 내일 동네서 보자고 하니까, '남편이랑 만나야되서 안될 것 간다', 또 내가 어디 헬스클럽을 다니는데 00님은 어디다니시냐고 물으니, '남편이 거기가 여긴줄 알고 등록을 했다는둥 '이거 완전 남편 얘기 모임이구나, 아 나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었다.



기혼자라도 좋은 분 많지만 뭔가 당신들을 만나는 이유가 누구 다음인게 너무 티나는건 쫌 그렇지 않나 싶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다 그런건가? 어떤 사람이 정모를 하자고 했는데, 그 날은 가족 누구 때문에 안된다, 그런 얘기 잘 안하는거 같은데....


내가 외로워서 괜히 이런 생각하는 건가 싶다가도, 그럼 이 여자분들은 남편이 있는데도 뭐가 외로워서 오픈채팅방을 만들고 섞기고 싶어하는 걸까, 이런 저런 생각이 들다가 그냥 과도기겠거니.. 청년에서 중년으로 넘어가는 과정...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없고, 또 반겨주는 곳 없는 그런 상황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드리고, 어떻게 스트레스를 극복할지 고민해보기로 했다.또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은 곳(작가들)은 어딜까, 그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으로 삶의 터전을 이동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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