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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또 생각난 노는애 참한애 타령

짜잔!

by 박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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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말고 또 아는 오빠에게 또 '노는 애, 참한 애' 발언을 들은 적이 있다.

HE : 난 30대 초반에 진짜 노는 애 만난 거 후회한다, 3년이나 만났는데 결혼할 수가 없는 애였어. 우선 담배를 피우고 강아지를 너무 좋아하는데

나는 개를 싫어하거든, 무엇보다 담배 피우는 여자를 내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한다는 게 자신이 없었어. 아무도 주변에 담배 피우는 여자랑 결혼한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그래. 그때 큰맘 먹고 헤어졌는데 그 이후로 다른 여자 만나기가 너무 힘들어. 한번 노는 애 만나면 참한 애 절대 못 만나, 재미가 없어. 난 그래서 좀 어린 동생들(남자)에게 이런 말 자주 해줘. 30초반에는 정말 노는 애 만나면 안 된다고, 그럼 진짜 결혼하기 힘들다고 말이야.

나는 이미 이런 식의 여성을 상대로 한 대상화와 자신이 갑이라는 여기는 비현실적 궤변이 익숙해진 상태였다. 그냥 이런 사람들은 이렇게 사는 것도 웃기겠다 싶었고 이 오빠가 나를 여자로 보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어서, 장난삼아 '그럼, 저는요? 저는 어떤 애 같아요?'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오빠는 이렇게 대답했다.

HE : 너? 너는 그냥 철벽이지.

역시 연륜이란 무서운 법이다. '통찰력 한번 대단한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오빠의 말속에 슬픔을 느꼈다. 내가 좋아하는 여자를 비하하면서까지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만한 여자를 만나겠다는 생각, 나 같으면 주변의 인간관계를 포기하고 그녀를 택하거나, 아니면 계속 나만 좋으면 되는 그런 여성을 만날 텐데, 그토록 주변 사람들의 인정이 중요한가? 그 오빠는 40대 중반, 아직도 결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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