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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기를 낳지 않기로 결심한 이유

유년기에 행복했던 기억이 전혀 없다.

by 박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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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비혼 주의자인 이유는 가족관이 큰 영향을 미쳤다. 사실 유년기 동안 행복한 기억이라는 게 없었다. 학교를 마치고 높은 언덕길을 올라 집으로 가는 길은 늘 무거웠다.‘집에 아무도 없었으면 좋겠다’, 집에는 늘 시끄럽고 북적이고 싸움이 잦았다. 어느 날은 엄마에게 용기를 내어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힘듦을 말했더니, 엄마는 ‘그럼, 죽으면 되겠네’라고 말했다.

나는 당시 초등학생이었고, 이 집을 벗어날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가족’에 대한 내 첫인상은 ‘감옥’이었다. 운 좋게 좋은 가족을 만나면 행복하게 살수 있지만, 재수 없게 운 나쁜 가족을 만나면 감옥살이를 한다는 것이 지금까지 내가 가지고 있는 가족관이다.

일기장에 어두운 마음을 글로 써보기도 해서 SOS를 했는데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 선생님은 일기장 밑에 무심하게 ‘기연아, 희망을 갖고 살자’라며 짧은 멘트를 적어주었고, 또 다른 선생님은 하루종일 한숨을 쉬는 나를 조롱하며 수업시간에 내 모습을 따라해서 친구들 앞에서 나를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친척들도 우리 집 사정을 알고 있었는데도 나에게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너는 여자애가 왜 그렇게 어둡냐? 웃고 다녀라’라고 하거나, ‘너 애가 그렇게 무뚝뚝하면 사회생활하기 힘들다’라며 초등학생인 나를 훈계했다.

나는 벗어날 수 없는 섬에 갇힌 채 그림을 그리거나 시키는 대로 죽도록 공부를 했다. ‘나는 가족이 없다, 나는 나라가 없다, 나는 나 같은 아이가 생기는 일없도록 아이를 낳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생각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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