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슈어나 상세페이지를 만들면서 이상하다고 느낄 때
다양한 회사에서 상세페이지나 브로슈어를 만들다 보면 이 제품은 여성도 조립할 수 있을 만큼 조작이 쉽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 말 자체가 여성들이 조립하는 것에 모자라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실제로 이 페이지를 만들고 나서 뜨끔했던 순간이 있었다.
의자가 필요해서 구매를 했는데, 혼자 살다 보니 도와줄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퇴근하고 혼자 3시간이나 낑낑대면서 나사 조이고 조립을 마쳤는데, 높낮이 조절이 안 되는 것이었다. 집에 가서 아빠한테 말했더니, 웃으시면서 "어이구, 네가 그럼 그렇지, 그냥 도와달라고 하지 그랬어"라고 하셨다. 나는 또 한 번 기가 죽고 (갑자기 이 만화도 생각났음) 아빠한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런데 아빠가 연장을 잔뜩 챙겨 우리 집에 오셔서 투닥탁했는데도 잘 안되는 것이었다.
결국 그 의자는 그냥 불량이었고, 동영상을 찍어서 본사에 보냈더니 교환을 해주었다. 왜 나는 '나도 모르게 그래 내가 그럼 그렇지'라고 생각했을까, 그 후로 나는 더욱 여자니까 못할 것 같은 일을 억지로라도 많이 도전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해보면 별거 아닌 일도 많은데, 괜히 위축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동치미 같은데서 가끔 남편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못한다고 하고 이것저것 해달라고 한다는 얘기들을 들으면 좀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쪽은 그런걸로 자존감이 올라가고 그걸로 바깥에서도 자신감있게 살겠지만, 다른 쪽은 별거 아닌 일인데도 모지기가 되버려서 별것도 아닌 일에도 도전을 꺼리게 되고 소심한 사람이 되어버린다. 박대리의 다이어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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