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리의 다이어리

머리말

by 박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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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고 힘들게 회사에 입사하여 2년만에 조금 빨리 ‘대리’를 달았다.

그렇지만 거기까지라는 것을 느꼈다. 나는 어떤 부서의 책임자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현실을

깨닫고, 얼른 다른 길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전업주부로 오랜세월 지낸 엄마를 보면서,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심해져서인지, 연애를 해도 깊이 마음이 가기 힘들었다.

어떻게든 나는 밖에서 일하는 사람으로만 살고싶을 뿐 집에서 까지 혹사당하긴 싫었다.

그래서 전일제로만 일하지 않았을뿐 알바식으로 회사를 다니면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책도 냈다. 그러다가 생각보다 책이 잘 팔리지 않고, 코로나19로 상황도 어려워져서 규모가 있는 회사에 취업을 했는대도 10년 전의 상황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여전히 내가 사원일때와 똑같이 대부분의 여성직원들은 ‘대리’의 역할만 하고 있었다.



나는 한 회사를 계속 다니지 않았지 비슷한 일을 계속 해나가고 경력을 쌓았는데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나의 능력은 평가절하 되었다. 회사에서 나는 자기의 주장이나 생각을 깔끔하게 전달해주는 도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며, 중요한 결정이나 임무는 내게 주어지지 않았다. 또 수동적인 모습과 분위기 메이커같은 역할만을 해주기 만을 요구받았다. 거기까지는 내 능력이 부족해서거나 내가 적극적이지 않아서일수도 있겠다 치더라도 어느 회사를 갈때마다 결혼여부를 물어보고, 또 ‘왜 안했는지’ 물어보고 또 ‘지금이 행복하냐’,

‘가정을 갖고 싶지 않냐’ 끝도 없는 질문들 때문에 너무 괴로웠다. 나는 분명히 회사에 일을

하러 왔고, 그 일을 하기 위해서 많은 시간과 돈, 피땀을 흘렸는데, 전혀 나를 일하는 사람으로 보는 것 같지 않았다.


그래, 거기까지도 세대차이고 과한 관심이라고 넘긴다 치더라고, 유부남 사장의 데이트신청이나 회식하면서 성희롱하는 것까지 겪으니까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럴 때마다 블로그에 기록하면서 먹고사는 문제때문에 그 자리에서 따지지 못한 답답함을 풀었고, 언젠가는 꼭 만화로 그려내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리고 드디어 이렇게 한풀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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