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스테이츠 PMB 9기] WEEKLY PROJECT 02
꿀이 넘쳐 흐르는 마을.
그 마을로 가자.
[蜜里]
1. 문제 정의
지난 시간 인터뷰 중에서 불편한 사용자 경험에 대해 질의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에 대한 대답으로 큐레이션이 별로라는 말이 돌아왔다. 밀리의 서재 나름의 큐레이션이 있지만, 앱을 처음 켜면 무엇을 해야할 지 오히려 혼란스러워 책을 '발견'하는 대신 '검색'하는 용도로만 사용한다고 했다.
앱에서 이미 생각해 놓은 책이 있는지 '검색'만 하는 것과 앱 속에서 이런 저런 콘텐츠를 이용하고 구경하며 책을 '발견'하는 것은 앱을 사용하는 시간이 달라지게 되고, 방문 횟수도 달라지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용자가 앱에 머물며 원하는 책을 찾을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2. 문제 해결 방안
나는 인터뷰 중 그가 들려준 말에서 힌트를 찾았다(인터뷰 내용을 약간 각색하자면).
뚜렷하게 어떤 책을 사고 싶은 게 아니어도 알라딘 매장을 가서 책을 구경해요. 알라딘에는 다른 사람들이 구매해서 읽었던 책들이 있잖아요. 다른 사람들이 어떤 책을 구매했었는지도 구경하고, 다양한 책들이 대형 서점만큼 정돈되어 있지 않아서 오히려 그 속에서 좋은 책을 찾기도 해요. 그런 재미가 계속해서 알라딘을 가게 만들어요.
뚜렷하게 찾는 책이 없더라도, 아니면 목적하는 바가 없어도 서점에 방문 한다. 서점 안을 돌아다니다 보면 우연하게 좋은 책,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할 때가 있다. 그런 과정 자체가 책을 읽고 사는 즐거움에 포함된다. 다양한 책을 구경해보고, 표지를 보고 그 책이 재미있을지 고민해보고, 몇 장 펼쳐서 읽어본 후 구매하는 그 과정. '도서 검색'으로 책을 찾더라도 책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혹은 책을 찾고 나서 둘러보는 과정에서 다양한 책을 접하며 서점 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다.
알라딘은 특히 다른 사람들이 어떤 책을 읽었을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연하게도 내가 알지 못했지만 취향에 맞을 법한 책을 발견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이 읽는 책에서 우연치 않게 좋은 책을 발견한다.'
어쩌면 이게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오늘의 집'이라는 서비스에서 사용자들은 자신의 집 인테리어를 다른 사용자들에게 공개한다. 집을 어떻게 꾸몄는지 보여주고, 집을 꾸밀 때 사용한 인테리어 제품들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한다.
단순히 '의자'를 검색했을 때는 눈에 띄지 않던 상품이 다른 사람의 인테리어 속에서는 우연치 않게 발견될 수도 있고, 어떻게 인테리어를 해야 할 지 몰라 구매를 망설이고 있었는데, 해당 콘텐츠를 보면서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인테리어와 어울릴지 대략 예측해볼 수도 있게 된다.
오늘의 집에는 다양한 상품들이 있는만큼, 이를 모두 다 제시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다른 사용자들이 직접 상품을 큐레이션 하게 된다면 잘 보이지 않던, 숨겨져 있던 상품들을 소개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도 한다.
3. 최소 기능을 만들어보자
밀리의 서재도 이와 같이 운영해보면 어떨까. 다른 사람의 서재에서 뜻밖의 책을 발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오늘의 집에 인테리어 상품이 많아 모든 걸 다 제시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는 것처럼, 밀리의 서재에도 10만 권이 넘는 전자책들이 있고, 이를 일일이 다 소개하고 추천하기에는 사실상 어렵다.
오늘의 집 이용자들은 자신의 집을 자발적으로 소개하며, 그에 따라 상품이 자연스럽게 노출된다. 밀리의 서재 이용자들도 자신의 서재를 자발적으로 공유할 수 있게 한다면, 본인들이 읽고 있는 책이 자연스럽게 공유가 되고, 다른 이용자들도 본인이 몰랐던 책을 '발견'하는 기쁨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자신의 서재를 공유하려면, 오늘의 집이 인테리어를 하는 것처럼, 자신의 서재를 인테리어 할 수 있도록 하는 건 어떨까?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책장 형태가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디자인의 책장을 들이고, 책장을 꾸밀 수 있는 아이템을 배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재미있게 읽은 책이나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해당 책에 표기를 할 수 있도록 해 자신의 서재를 하나의 '서점'처럼 운영하도록 한다면, 열심히 꾸민 책장을 다른 이용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을까?
다른 이용자들도 서로의 책장이 어떻게 꾸며졌는지 구경을 하면서 그 속에서 좋은 책을 발견하고 해당 책을 검색해보거나, 대여해서 읽게 될 수도 있다. 현재도 타인의 서재를 방문할 수는 있지만, 오늘의 집의 '집들이' 기능이 단독으로 나와있는 것처럼, 다른 사람의 서재를 방문하는 것도 쉽게 할 수 있도록 depth를 끌어올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기능이 필요하다.
1. 서재 꾸미기 기능(서재 꾸미기 아이템 판매 기능)
2. 서재 공유하기 기능
3. 추천사/감상평을 표지에 부착하는 기능
4. 마음에 드는 서재를 '좋아요', '팔로우'할 수 있는 기능(팔로우 기능은 이미 있다.)
이로써, 기대하는 효과는
1. 부족한 큐레이션에 대한 부분 보완
2. 책장을 통한 커뮤니티 활동
3. 타인의 책장을 구경하는 행위 자체로도 앱을 자주 방문하게 하고, 앱에 머무르는 시간을 길게 한다.
4. 앱 내 구매를 통한 추가 수익 창출
4. 비즈니스 모델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밀리의 서재 내 인 앱 구매가 가능하도록.
현재, 밀리의 서재는 구독 경제 모델로 수익을 얻고 있다. 고객이 매달 내는 월 구독료가 밀리의 핵심 수입원인 것이다. 새로운 서비스는 자신의 취향을 온라인 상에서도 반영하는 요즘 세대의 니즈에 맞춰 자신의 서재를 원하는 대로 꾸밀 수 있도록 한다. 이 때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책장이나 다른 서재 인테리어 장식 외에는 앱 내에서 아이템을 구매해 꾸밀 수 있게 하면, 추가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출판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책과 관련된 굿즈가 있다면, 이를 온라인 상의 아이템처럼 만들어 책장에 적용할 수 있게 함께 판매한다. 이와 관련한 수익을 출판사와 쉐어한다면, 출판사에서도 출판물에 대한 저작권료 이외의 수익이 추가로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MVP를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까?
만드는 사람이 아무리 좋은 제품과 서비스라고 생각할지라도 결국 시장이 원하지 않으면 그 제품/서비스는 사라지고 만다. 최소 기능을 가진 이 제품/서비스를 가지고 사람들에게 검증을 받아야 한다면, 누구에게, 몇 명에게, 어떤 채널을 통해서 검증 받을지, MVP의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기 위한 평가 지표는 무엇일지 생각해보자.
먼저, 앱을 사용하는 사용자에 대한 분석을 진행한다. 앱을 사용하는 시간을 기준으로 heavy user/ light user로 나누고 heavy user와 light user 각각 10%에게 앱을 오픈해주고 다운로드 하여 사용 후 후기를 남겨주면 기프티콘을 제공한다.
솔루션의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는 평가지표는 앱 내에서 서재 아이템 구매가 얼마나 발생했는가와 light user가 머무르는 시간이 얼마나 증가했는가, 평균적으로 클릭해서 방문한 서재가 몇 개나 되는가, 그리고 DAU, MAU와 같은 지표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 정의'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등이 모두 달라질 수 있다. 코드스테이츠 강의를 들을 때 '문제 정의'에 대한 부분을 왜 강조했는지 직접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기에 베스트라고 느끼는 개선된 제품과 기능이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모른다는 것도 직접 기획을 해보고 나니 더욱 실감나게 다가온다.
과제를 할 때마다 느끼지만, 정말 아직도 배울 게 많고 개선해야 할 게 많다. 하면서도 늘 불확실한 기분에 시달린다. 하지만 어쩌면 불확실함이라는 그 감정이 원동력이 되어 자료를 더 찾게하고, 하루 종일 머릿속에서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인간은 스트레스가 심해도 온갖 병이 걸리고 삶의 질이 떨어지지만, 스트레스가 아예 없어도 좋은 상태는 아니라고 한다. 스트레스를 원동력 삼아 계속해서 나아가야지. 이만, 각설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