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마당이 있는 작은 주택에서 머물렀는데 이곳에서 이것저것을 하며 노는 아이와 쾌청한 날씨, 우리 가족의 행복함 속에 여러 일들로 와장창 깨져버린 멘탈을 붙일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점점 무능한 남편, 아빠가 되어간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아직 젊다고 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의 내가 살아온 인생에 대해 스스로 편하하는 중이었다. 안 그래도 다른 사람에게 배려한다고 스스로 호구의 길을 걷는 나인데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조차 양보해 버리는 호구이다. 하지만 살아가야 하기에 취업활동과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 고민 중이다.
지금 나와 아내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지가 가장 중요한 대화의 주제이다. 그냥 돈만 버는 것이 아니라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은 요즘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하다면 더욱 좋겠지만 지금은 그저 우리 가족에 한해서 만족하는 일이었으면 좋겠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주변 사람들 뿐 아니라 길가에 보이는 여라 사람들이 일을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들이 어떻게 지금의 일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나와 아내는 흘러가는 대로 관련된 전공을 살려서 일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속적이지 않았다. 늘 반복되는 일이었기에 그럴지도 모르겠다. 혹은 수입이 많아졌다면 지속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각자 하는 일이 즐겁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요즘엔 일이 즐거운 사람들도 참 멋지고, 부럽다.
정말 오랜 과거인 초등학생 때 한 명씩 일어나서 자신의 꿈을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다. 나는 당당하게 일어나서 그냥 쉬는 게 꿈이라고 했다. 이를 기억하던 친구가 내게 해준 이야기이다. 나는 기억에 남아있지 않았지만 그 친구 기억에는 오래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그 당시 난 무엇이 그렇게 힘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다시 생각이 났다.
고등학생 때는 공부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나는 어떤 꿈을 가져야 할지 고민했다. 쓸데없고, 어리석은 선택이었다. 결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저 공부하기 싫어 핑계였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대학에 진학해서 나름 전공은 나의 적성에 어느 정도 맞았지만 실무는 또 달랐다. 어떤 일이든 그렇겠지만 말이다.
지금도 그러하다. 어쩌면 쓸데없는 생각만 하는 중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도 꿈을 갖고 싶다. 허황된 꿈이 아닌 실천 가능한 꿈을 갖는다면 뭔가 나에게도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고등학생 때는 생각만 했다면 지금은 생각들을 정리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찾아보기도 한다. 또한 디양한 책들을 읽어보기도 한다. 그러니 뭐라도 하지 않을까 싶은 요즘이다. 단순히 돈만 버는 아빠가 아닌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자부심을 갖는 아빠가 되고 싶다. 아이에게 멋진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요즘엔 아이가 여러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표현하는 단계인 듯싶어 더욱 많은 것을 보여주고자 여기저기 다니고 있다. 특히, 생태계를 많이 접하게 해주고 있다.
동물, 식물, 물고기, 새, 파충류, 양서류, 곤충 등 다양하게 접해주고 있으며 점점 아내와 얘기하는 것은 좀 더 자연과 접한 주택에서 살아보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 방법도 찾아보며, 그곳에서 함께할 수 있는 직업도 함께 고려하는 중이다.
역시 돈을 잘 바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일을 하는지도 매우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싶다. 세상엔 정말 다양한 직업이 있음을 많이 느끼고, 사소한 일 하나 없다는 것이다. 나도 이런 사소한 일부터 시작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