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해볼래.
지난 '좋아하는 것. 상상하기.'에서 나는 문구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님을 상상으로 경험했다. 그저 이상적 일지 모르겠지만 괜히 기분 좋은 상상이었다. 물론 지금도 생각날 때마다 계속하고 있다. 어떤 이름으로 할 것인지, 어떻게 하면 오픈할 수 있을지, 하게 되면 어디에 할지 등 좀 더 구체적인 고민을 하는 중이다.
신중한 성격이라 당장 계약하고 저지르지는 않지만, 혼자서 진지하다.
그렇다고 너무 몰입하지도 않고 있다. 그래도 내게 주어진 업무들은 수행하면서도 책은 놓지 않고 있다. 물론 말이 업무이지 그냥 가사노동과 육아, 그리고 취미로 하는 여기저기에 글쓰기, 블로그 등의 일이다.
책을 놓지 않으니 주기적으로 도서관에 가는 편이다. 동네 도서관에서는 매달 큐레이팅 주제를 정해서 책을 선정해 두고 있었다. 이달의 주제는 '동네 책방'이었다. 책을 빌리는 중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책방운영도 하고 싶은 일 중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도서관 자체에서 선정된 도서들은 대여가 불가했다. 대신에 원래 빌리기로 했던 책 중 한 권을 포기하고, 따로 선정되지 않은 하나의 책방 관련책을 빌렸다.
'작고 아름다운 동네 책방 이야기'
2016년도에 발행된 책이다 보니 지금은 사라져 버린 책방도 있었지만 간접적으로 각 공간의 향기가 느껴졌다.
또 하나의 목표가 생겼다. 이 책에 소개된 곳 포함해서 수많은 전국의 모든 동네책방에 방문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역시나 책방을 운영하고 싶어졌다. 그렇다고 내가 특정 분야의 서적에 심취해 있어서 이를 소개하는 책방을 하거나 등의 거창함을 가지고 있진 않다. 그저 내 서재공간을 꾸기고, 그 공간에 불특정 소수(다수의 인원이 올 수 있을 정도로 크게 할 마음도 없지만 돈도 없다.)에게 소개하고자 하는 작은 바람일 뿐이다. 그리고, 커피를 좋아하니 카페를 같이 하고 싶은 것뿐이다. 이런 마음이다 보니 하고 싶은 것을 하기에 인생은 짧으니 하루빨리 도전하라는 누군가의 말이 생각이 났다.
연애를 할 때는 싸우지 않았지만 부부의 연을 맺은 뒤에 종종 다툰다. 아이가 생긴 뒤 좀 더 빈번해지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다툼에 대한 후회의 눈물을 흘리며 말하는 것이 있다.
"사랑만 하기에 인생이 너무 짧다. 그래서 미안하고, 사랑해."
지금은 아이도 중요하다. 최근 아이의 교육과 관련해서 우리 형편에 거금의 돈을 투자했다. 앞으로 더욱 많은 돈이 들어가겠지. 물론 아이가 책을 너무나 좋아하기에 사준 보람을 느끼는 중이다. 아직 어린아이지만 우리 부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점은 다양한 분야의 독서였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아이의 미래는 인생을 나보다 더 즐길 줄 아는 사람으로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그 방법 중 하나로 다양한 분야를 접한다면 좀 더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그냥 두리뭉실한 내 생각일 뿐이다. 물론 내 마음대로 성장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하기에 인생은 너무 짧다. 그렇기 때문에 더 나이 들어 후회하기 전에 하고 싶은 것을 할 예정이다. 이 외에 또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어떻게든 다 할 것이다. 아이가 없었더라면 이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아이가 있기에 더욱더 새로운 일을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다. 능동적으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어떤 삶의 태도로 살아가야 할지를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다. 지금 당장 오픈은 힘들겠지만 지금부터 천천히 준비하고 있다.
해본 적 없는 브랜딩도 해본다. 지난번 상상처럼 어떤 이미지로 꾸려나갈지 지속적으로 생각도 한다. 또한 어떤 분야의 서적으로 채워나갈지도 고민도 해본다. 모든 분야의 책을 하기엔 내 지식이 너무나 얕기에 특정 분야, 특정 주제의 책을 진열해 둘 것이다.
지금 당장 하지 못하더라도 이 꿈은 마음속 가까이에 보관할 예정이다. 언제라도 꺼내보기 위해서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할 것이라 매번 다짐하기 위해서. 얼마가 필요한지 예산을 짜보고 그 정도 모이면 시작할 것이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어떻게든 되겠지. 망할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겠다. 이제는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안 하고 싶지 않다. 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미쳤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돈이 남아돌아서 혹은 돈을 그냥 버린다 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냥 하고 싶어 졌으니까 해야겠다. 남들 눈치 좀 그만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