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280일, 두렵고도 설레는 특별한 여행
이번 강의 주제는 출산과 통증입니다.
주제 그대로 오늘은 출산 시 가장 걱정되는 통증에 대하여 살펴보려고 합니다.
누구나 임신하면서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마음이 클 텐데 그런 걱정 중에서는 출산 시의 통증에 대한 것이 제일 클 것입니다.
사실 출산과 통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진통이 오는 것에서부터 출산이 시작하니까요.
--진진통과 가진통--
진통은 진진통과 가진통으로 나누어집니다. 진진통은 출산으로 연결되는 통증을 말하고 가진통은 출산으로 연결되지 않는 잠깐 나타나는 통증을 말합니다. 이 둘은 아래에 적었다시피 몇 가지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내진으로 자궁 경부의 변화를 확인하지 않은 채 증상만으로 진진통과 가진통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진진통이 가진통과 다른 점--
1. 수축이 규칙적으로 오며 간격이 점점 짧아짐.
2. 시간이 지날수록 강도가 강해짐.
3. 배보다는 허리나 등이 아픈 경우가 많음.
4. 보통의 진통제로는 줄어들지 않음.
--출산 시 통증의 원인--
진통을 포함해 출산 시의 통증은 다음과 같이 여러 원인으로 생깁니다. 때로는 진통보다 그 외의 통증을 더 불편하게 느끼는 분도 있습니다.
1. 자궁 수축에 의한 통증
2. 골반이 벌어질 때의 통증
3. 질의 압박에 의한 통증
4. 회음부 파열에 의한 통증
--자궁 수축에 의한 통증--
첫 번째로 자궁 수축에 의한 통증에 대하여 말씀드립니다. 소위 진통이 이것입니다. 아기를 밀어 내기 위하여 자궁이 수축하고 그런 강력한 수축은 통증을 동반합니다. 장딴지에 쥐가 나는 것 같은 현상이 자궁에 일어나는 것입니다. 생리 시의 통증도 내막이 자궁벽에서 떨어져 나가도록 하고 생리혈도 밖으로 내 보내기 위해 자궁이 강력하게 수축하면서 생기는 것입니다. 따라서 생리통과 출산 진통은 같은 기전에 의한 것입니다. 생리 시의 통증도 프로스타글란딘이라고 하는 물질에 의하여 생기며 자궁 수축도 이 물질과 옥시토신이라는 물질에 의하여 생깁니다. 그래서 유도분만이라고 해서 진통이 오도록 하는 것도 프로스타글란딘 제제나 옥시토신 제제를 이용합니다.
--골반이 벌어질 때의 통증--
두 번째로 아기 머리가 골반을 빠져나오면서 생기는 통증에 대하여 말씀드립니다. 큰 아기 머리가 좁은 골반에 진입하면 골반뼈의 연결 부분인 연골이 늘어나면서 통증이 생깁니다. 이런 통증은 첫째 출산보다는 둘째 출산 때 더 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첫째 때는 자궁 수축에 의한 통증 때문에 통증에 대한 문턱이 많이 높아진 상태라서 어지간한 것은 통증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반면 둘째 출산 때는 자궁 수축으로 인한 진통을 그렇게 강하게 겪지 않았기 때문에 골반이 늘어날 때의 통증이 더 심하게 느껴집니다. 둘째를 낳을 때가 더 아팠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거짓말이 아닙니다. 따라서 통증의 관점에서만 보자면 첫째 출산 때의 통증이 길고 가늘게라면 둘째 출산 때의 통증은 짧고 굵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질의 압박에 의한 통증--
세 번째로 질의 압박에 의한 통증은 태아의 머리가 산도인 질을 빠져나오면서 압박해 생기는 통증입니다. 흔히 무언가 찢어지는 느낌이라고 말하는 데 실제로 늘어나다 한계에 도달하면 파열이 심하게 되기도 합니다. 특히 진행이 안되어 흡입 분만기를 이용할 때 파열이 더 많이 되는 편입니다.
-회음부 파열에 의한 통증--
네 번째로 회음부의 파열에 의한 통증에 대하여 말씀드립니다. 태아의 머리가 마지막 관문인 외음부를 통과하면서 생기는 통증입니다. 질이 늘어나면서 통증이 생기며 초산모의 경우 거의 대부분 회음부가 파열이 되고 이때 통증이 생깁니다. 경막외 마취법이 무통 시술이라는 이름을 얻기 전 과거에는 회음부 파열 시나 봉합 시 마취하는 것을 무통 시술이라고 불렀습니다. 회음부 피부를 국소 마취하거나 잠시 수면 마취를 하는 것을 그렇게 불렀습니다. 물론 요즘은 회음부 마취를 무통 시술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이때의 통증은 출산 당시에는 심하지 않고 출산 후 산후 회복기에 오히려 심한 편입니다.
--질병에 대한 의료적 개입 방법--
이런 출산 시의 진통에 대하여 유일한 근본적이고 최선의 치료는 출산입니다. 아기를 낳고 나면 정말 씻은 듯이 진통이 사라집니다. 그러므로 빨리 순산하도록 돕는 것이 출산 진통에 대한 최선의 대응 방법입니다. 물론 통증을 감내하는 인내력을 키우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그러나 출산이 되기 전까지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출산 시 진통을 줄이기 위한 방법들이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습니다.
출산 시 진통을 줄이는 방법에 대하여 알아보기 전에 질병에 대하여 의료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방법을 먼저 살펴봅니다. 왜냐하면 출산과 진통은 병은 아니지만 대응에 있어 질병에 대한 것과 다를 것은 없으니까요.
어떤 질병에 대하여 취할 수 있는 의료적 처치는 큰 틀에서 둘 중 하나입니다.
1. 원인 치료--문제를 일으킨 원인을 찾아서 없앰으로써 건강을 회복시켜 주는 방법.
2. 대증 요법--원인을 모르거나 알더라도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힘들 때 택하는 방법으로 증상을 개선시켜서 삶을 질을 올려 주는 방법.
원인 치료로 대부분 증상의 호전을 가져오기 때문에 대증 요법을 병행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다만 원인이 분명하고 증상이 매우 심하여 생활이 불편할 때는 원인 치료와 대증 요법을 병행합니다. 이를테면 가려움증이 심한 칸디다 균 질염일 경우 곰팡이균을 제거하는 항진균제를 쓰면서 동시에 가려움을 없애주는 항히스타민제를 같이 쓰는 것, 배뇨통이 심한 방광염의 경우 항생제를 쓰면서 진통제를 함께 쓰는 것이 그런 예들입니다. 그러나 가능하면 의사들은 증상을 없애는 약물을 함께 쓰는 것은 자제하는 편입니다. 증상의 개선이 치료 효과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이기 때문에 증상 개선제를 쓰면 원인이 해결되어 증상이 나아진 것인지 아니면 약에 의한 일시적 효과인지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출산 시 통증을 줄이는 방법--
1. 순산 체조
2. 라마즈 분만
3. 허리 전기 자극법
4. 진통제
5. 경막외 마취
--라마즈 분만--
첫 번째 항목인 순산 체조는 차후 따로 시간을 내어 말씀드리기로 하겠습니다.
두 번째 항목인 라마즈 분만은 연상법, 이완법, 호흡법 3가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라마즈 분만은 파블로프의 조건 반사 이론을 활용한 방법으로 출산에 대하여 긍정적 마음을 바탕으로 하여 통증을 줄여 주고 순산을 돕자는 방법의 분만법입니다.
임신부가 출산 동안 가장 기쁘고 즐거웠던 순간을 연상함으로써 우리 뇌 안에 진통제의 일종인 엔도르핀의 분비가 활발해지고 그로 인해 진통제를 맞은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입니다.
이완법은 진통을 할 때 근육을 말단부터 중심부로 의식적으로 이완시키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을 쓰면 근육의 피로가 덜해지고 자궁 입구도 쉽게 열려 출산이 당겨지고 진통도 덜해집니다. 이때 남편의 도움이 꼭 필요하며 라마즈 분만법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도 남편이 분만에 참여한다는 것입니다.
라마즈 분만 시 호흡 방법은 자신의 호흡수를 체크해 평상시에 꾸준히 호흡법을 연습해 두었다가 분만할 때 제대로 호흡을 하여 온 몸과 태아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는 것입니다. 통증에 돌려지는 관심을 호흡에 집중함으로써 통증을 줄여 줍니다.
--허리 전기 자극법--
두 번째로 허리 전기 자극법은 요즘은 출선 시 잘 쓰이지는 않지만 부작용이 없는 방법입니다. 진통 외에도 다양하게 쓰입니다. 임산부의 허리에 가벼운 전기 자극이 가해지는 패치를 붙여서 통증을 줄여 주는 방법입니다.
이는 통증에 대한 관문 조절 이론에 바탕으로 두고 있습니다.
--통증 관문 조절 이론--
통증 관문 조절 이론은 1965년 로널드 멜작 (Ronald Melzack)과 패트릭 월 (Patrick Wall)이 발표한 이론입니다.
피부에는 압력을 감지하는 신경, 닿는 것을 느끼는 신경, 뜨거운 것이나 차가운 것을 느끼는 신경, 진동을 느끼는 신경, 그리고 통증을 느끼는 신경 등 여러 가지 신경 말단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이 중 촉각 신경은 척수 교양질 내에 있는 문을 닫아 통각 정보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고 통각 신경은 문을 열어 통각 정보가 전달되도록 하는 기능을 맡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촉각과 압각을 느끼는 신경은 큰 직경이라 정보가 빨리 전달되고 통증이나 가려움증을 느끼는 신경은 가는 직경이라 정보가 느린 속도로 전달됩니다. 그러므로 빨리 도달한 촉각이 관문을 닫으면 나중에 도달한 통증 신호가 뇌에 덜 전달된다는 것이 통증 관문 조절 이론입니다. 문에 찧은 발을 빠르게 문지르거나 엉덩이 주사를 맞기 전에 엉덩이를 살짝 치면서 주사를 놓으면 덜 아프게 느껴지는 것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지속적으로 피부의 촉각 신경을 전기로 자극하여 통증을 줄이는 피부 전기 자극법(Transcutaneous Electrical Nerve Stimulation, TENS)도 같은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진통제--
세 번째로 말씀드릴 진통제는 사실 진진통에서는 크게 효과가 없지만 약간은 통증을 줄여 줄 수 있습니다.
약물은 두 가지 방식으로 쓰이는데 하나는 일시에 마약성의 강력한 진통제를 근육 주사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지속적으로 소량의 진통제를 정맥으로 투여하는 방법입니다.
일선에는 출산 전의 진통은 강력한 진통이라 일회성의 진통제 투여 방법이 많이 쓰이며 자연 분만 후의 회음부 통증 혹은 훗배 앓이 통증, 제왕절개 후의 통증의 경우에는 정맥 점적 주사법이 쓰이기도 합니다.
--경막외 마취법--
네 번째로 경막외 마취법에 대하여 말씀드립니다. 통증을 낮추기 위해 쓰이는 여러 방법 가운데는 무통 시술이라고 부르는 경막외 마취법이 요즘은 제일 많이 쓰입니다. 이 방법은 허리에 바늘을 찔러서 척수강을 둘러싼 경막의 바깥 공간에 마취제나 강력한 진통제를 투여하여 척수에서 자궁으로 가는 신경을 차단하는 마취법입니다. 보시는 그림에서 분홍색으로 된 부분이 경막외 공간 (Epidural space)입니다. 이런 경막외 마취는 원래는 무통 분만을 위하여 개발된 것은 아니고 제왕절개나 하복부 수술 혹은 다리 수술에서 하반신 마취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된 것입니다. 제왕절개 수술이나 하지 수술 같은 경우는 약을 충분히 투여하여 산모 혹은 환자가 전혀 통증을 느끼지 못하도록 완전히 마취를 하지만 출산 진통 때처럼 진통 경감을 위해 쓰는 경우에는 출산 시 자궁 수축이나 복부 근육 수축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운동 능력에는 많이 영향을 주지 않고 통증만 일부 낮추어 주도록 하기 위해 약을 선별해 쓰거나 용량을 낮추어서 사용합니다.
경막외 마취 시 허리에 찌르는 바늘은 16 게이지라고 하여 일반 혈액 검사 시 사용하는 21 게이지 바늘보다는 훨씬 굵은 바늘을 사용합니다. 21 게이지는 직경이 0.8mm이고 16 게이지는 1.7mm이니 채혈 시 사용하는 주사기 바늘보다는 두배 정도 되는 굵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경막외 마취는 그런 바늘을 경막외 공간에 찌른 후 바늘을 통해 가느다란 카테터를 삽입하고 그 관을 통해 강력한 진통제나 마취제를 투여하는 것입니다.
무통 시술의 장점은 당연히 출산 시 진통을 낮추어 주는 것이고 단점은 허리 조직이 손상을 입어서 향후 허리가 아픈 증상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시술 중 간혹 경막보다 더 안쪽인 척수강까지 바늘이 들어가게 되면 척수액이 흘러나와 심한 두통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드물지만 척수강 내로 들어간 약물에 의한 과민 반응으로 극심한 저혈압 및 쇼크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통증 역치 이론--
진통제든 허리 전기 자극법이든 또는 무통 시술이든 여러 가지 통증 경감법을 통해 어떤 분은 통증이 상당히 덜해졌다고 느끼고 어떤 분은 통증에 거의 차이가 없다고 느낍니다. 이는 통증이라는 것에 대한 감수성이 개인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출산 전 산모들의 경우도 진통이 있어 병원으로 오신 분 들 중에 대낮에 오신 분들은 대부분 진진통인 경우가 많지만 한밤에 진통이 있다고 해서 오신 분들을 진찰해 보면 가진통인 경우가 많은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생리통이 심한 경우 몸을 움직이는 활발한 운동이나 취미 활동을 권하는 이유도 그런 원리에 의한 것입니다.
--통증의 존재 이유--
통증은 불편한 것이기는 하지만 우리 몸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꼭 필요한 감각입니다.
얼마 전 SBS에서 방영한 "의사 요한"이라는 드라마의 주인공도 그랬지만 태어나면서부터 통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선천성 무통각 무한증이라는 병을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무통각 무한증은 그 자체로는 건강에 문제가 없지만 외상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아 피부나 뼈의 부상이 매우 흔하다고 합니다. 절반 정도가 열을 조절하지 못해 3세 이전에 고열로 사망하며 대부분 25세 이전에 사망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통증은 뜨거운 것이든 날카로운 것이든 우리 몸을 다치게 할 수 있는 여러 위험 요소로부터 빨리 피하도록 경고하는 신호입니다. 드물게 몇 가지 질병을 빼고는 많은 질병에서 거의 예외 없이 통증이 동반됩니다. 그렇게 통증이 있음으로써 몸의 주인이 이상을 확인하고 대비를 하게 만듭니다. 치료가 힘든 말기암 환자에게는 단순히 통증을 없애는 것이 유일한 치료일 수 있지만 그 외의 경우 통증은 우리가 각종 위험에 신속히 대응하도록 만드는 파수꾼 같은 것입니다. 출산 시의 통증도 같은 맥락에서 없애야 할 나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만으로 훨씬 덜 고통스럽게 느껴질 것입니다.
--역 피임 이론--
"한편 어떤 여성 과학자는 역 피임 이론을 내놓았다. 이 여성 과학자는 인간의 경우 태어나는 아기 신체 크기 대 산모의 신체 크기가 진화적으로 가까운 친족인 유인원 종류에 비해서 유난히 크고 그 결과 출산의 고통과 위험이 유달리 크다는 점을 알고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의 경우 약 50 kg의 몸무게를 가진 산모가 3 kg의 아기를 낳는다고 한다면 그 두배 되는 체격의 암컷 고릴라는 고작 인간 아기의 절반 정도의 몸무게인 1.5 kg의 새끼를 낳는다. 그 결과 인간의 산모는 현대처럼 의학 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아기를 낳다가 죽는 경우가 많았고 예전이나 지금이나 아기를 낳을 때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했다.
반면 고릴라 암컷은 다른 고릴라의 도움 없이 혼자서 새끼를 낳으며 지금까지 고릴라가 새끼를 낳다가 죽었다는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역 피임 이론에 따르면 출산의 고통과 위험을 잘 알고 있었고 거기다 자신의 배란 여부를 알 수 있었던 혈거인 여성들은 그 지식을 오용에서 배란기에 일부러 성관계를 피했다는 것이다. 그러한 여성은 자신의 유전자를 후손에게 물려주지 못하게 되었고, 그 결과 이 세상은 자신이 언제 배란하는지 알지 못하고 그래서 배란기에 성교를 피하지 못했던 여성들의 후손으로 채워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문장은 제러드 다이아몬드가 쓴 책 "섹스의 진화"에 있는 내용입니다. 왜 인간 여성의 배란기를 외부에서 알 수 없는지에 대한 여러 가설 중의 하나인 역 피임 이론을 기술한 부분입니다. 그가 책에 쓴 위 문장으로부터 중요한 두 가지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첫째, 인간 여성의 경우 임신부 혼자 감당하기에는 출산은 힘들고 위험하다는 것.
둘째, 단순히 개인의 피임이 목적이었지만 결국 그런 선택으로 인해 오히려 반대로 지구상에는 피임을 하지 않은 혹은 못한 여성의 후손만 남았다는 것.
이렇듯 원래 의도한 바와 반대로 결과가 나오는 경우는 지금도 드물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여러 나라들에서 가임기 부부가 양육에 대한 부담 등 여러 이유로 출산을 기피한 탓에 저출산 현상이 심해졌습니다. 저출산은 당장은 자신에게 부담이 적어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부양해야 할 노년층은 늘고 부양 의무가 있는 젊은 층은 줄어들면서 결과적으로 개인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이의 양육에 대한 짐이 노인의 부양에 대한 짐으로 형태만 바뀔 뿐입니다.
결국 출산이든 질병에 있어서든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은 대증 요법이 아니고 원인의 치료입니다.
진통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증 요법은 불가피한 경우에 택하는 보조 수단일 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한 가지.
누군가가 함께 해 주는 것입니다.
오랜 기간 출산을 도와온 제가 보기에 옆에 누군가 있어 주는 것보다 더 통증과 두려움을 효과적으로 줄여주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물론 그 누군가는 남편인 것이 제일 좋을 것입니다. 그것에 더해서 경험이 많은 의사나 산파의 가이드를 받을 수 있다면 좀 더 안전하게 여행을 마칠 수 있겠지요.
모든 임신부들의 순산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