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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팔랑심 Sep 13. 2022

Ep06. 출산의 과정, 싸울 것이냐 도망칠 것이냐

임신 280일, 두렵고도 설레는 특별한 여행


먼저 글에서 정상 분만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을 알아보았습니다. 

오늘은 출산의 과정에 대하여 살펴보려고 합니다. 전문 용어도 꽤 나오고 출산과 직접 관련된 내용이라 어렵기도 하고 일반인 분들은 말할 것도 없고 임신부들도 정작 관심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과정을 꼭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는 한 산모의 출산 과정이 정상 과정인지 비정상 과정인지 판단하는 데 있어서 출산 과정의 이해가 아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우리 몸에 이상이 발생했다는 것을 판단하는 것 중 하나는 통증이고 또 다른 하나는 출혈입니다. 때로 몸에서 덩어리가 만져지는 증상, 피부나 안색의 변화로도 판단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증상은 그 둘입니다.


--분류별 다빈도 증상 약국 직접 조제 실적(2016년)--

아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통계"에 따르면 2016년도 약국을 방문하여 조제를 받은 다빈도 증상 순위입니다.

병원을 왜 방문하여 어떤 진단을 받았는지 다빈도 병명 통계는 있지만 왜 병원을 방문하게 되었는지 하는 다빈도 증상에 대한 통계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대신 약국을 방문하여 약을 조제받은 경우의 통계만 있었습니다.


1위 기침

2위 관절통

3위 인후통

4위 근육통

5위 속 쓰림

6위 객담

7위 호흡기 염증

8위 콧물

9위 담결림

10위 두통


10 위 안에 5 가지가 통증과 관련된 증상입니다. 출혈도 상당히 많은 증상일 것으로 보이지만 출혈의 경우 아마도 위중한 질병일 수 있다고 생각하여 약국보다는 바로 병원으로 가기 때문에 약국 방문 다빈도 증상 순위 안에는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통증과 출혈이 있다고 해서 모두  병인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둘은 대부분 무언가 몸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증상입니다.


출산 과정에서도 통증과 출혈  모두 동반됩니다. 그러나 임신 중이 아닌 다른 경우와 다르게 대부분 정상입니다.

자궁 경부암이나 자궁 내막암은 유일한 증상이 질출혈입니다. 출산 진통 중에도 출혈이 생기지만 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별 문제가 아닙니다.

출산 과정 중이 아니라면 진통 때 느끼는 정도의 통증이 생겼다면 반드시 몸에 무언가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생리 시의 출혈과 생리 시의 통증도 마찬가지입니다. 생리 기간이 아닐 때 그 정도의 출혈이나 통증이 생긴다면 몸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출산과 생리는 공통점이 많습니다. 둘 다 자연적인 생리 과정이라는 것이 제일 큰 공통점이고 여성에게만 있다는 점도 그렇습니다.

통증과 출혈 그중에서도 특히 통증이 상당히 강한 정도로 있다 보니 이것이 정상적인 것인지 아니면 무언가 잘못된 것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진통 중 대부분의 통증은 정상이지만 간혹 자궁 파열로 인한 통증도 있습니다. 단순히 통증의 정도만으로는 정상 통증과 이상 통증을 구분할 수 없습니다. 이것을 구분하기 위하여는 내진도 필요하고 태동 검사 장비 등을 이용하여 자궁 수축의 패턴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진통 중의 검사--

출산 과정에 대한 정상, 비정상의 판단을 돕는 의료 행위는 다음에 보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1. 내진

2. 도플러 검사

3. 태아 전자 감시 검사

4. 초음파 검사


--내진--


내진은 그림에서 보시는 것처럼 집게손가락과 가운데 손가락 두 개를 질을 통해 넣어서 자궁 경부를 만져보는 진찰입니다. 내진을 통하여 얻는 정보는 자궁의 숙화와 개대, 그리고 양수나 출혈의 유무입니다. 일부 산모들은 진통 중 내진하는 것을 상당히 불편해하고 안 하기를 바랍니다. 사실 내진이 썩 즐거운 경험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쓸데없이 자주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나 자궁 경부가 부드러워지거나 벌어진 정도는 다른 방법으로는 알 수가 없습니다. 내진에 대하여 보험 수가는 없으므로 의사가 내진한다고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출산 과정을 잘 파악하여 악결과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전적으로 무보수로 시행하는 의료 행위입니다. 산모의 불편함과 의사의 귀차니즘이 맞아떨어져서 요즘은 내진을 과거보다 적게 시행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거의 안 하는 의사도 있습니다. 이는 매우 잘못된 것입니다. 혈액을 뽑아서 빈혈 수치를 보면 되지 굳이 결막을 뒤집어 보아서 창백한 지를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채혈로 확인한 혈색소 수치가 더 정확하겠지만 결막 관찰법은 매우 빠르고 간편한 방법입니다. 의식 불명으로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다가가 심장 부분에 귀를 대고 심박동을 확인하고 자발 호흡이 있는지 보는 것이 첫 번째로 할 일입니다. 검사와 장비에만 의존하다 보면 점점 결막 확인이나 내진처럼 이학적 관찰법에 대하여는 무지하게 되고 위 상황들처럼 빠르게 확인할 필요가 있을 때조차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더군다나 내진은 자궁 경부의 벌어지는 정도, 태아 머리의 하강 정도 등 혈액 검사나 초음파 검사로는 알 수 없는 정보를 알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에 꼭 필요한 진찰 방법입니다.


--도플러 검사--

도플러 검사는 물리학의 도플러 효과를 이용하여 만든 의료 기구입니다. 탐촉자를 임신부의 복부에 대서 태아의 심박동을 들어 보는 장비입니다. 태아의 심박동은 진통 중의 태아의 건강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현실적으로 측정 가능한 가장 효과적 지표입니다. 태아가 산소 공급을 적당히 받고 있는지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성인과 마찬가지로 혈액을 채취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진통 중인 태아에서 혈액을 채취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태아의 두피를 날카로운 란셋으로 살짝 찔러서 피가 나오게 하여 그 혈액을 채취하여 검사를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힘들고 태아 머리가 외부에서 보일 정도 단계가 되어야 검사가 가능한 점 등 여러 한계로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방법입니다.

반면 도플러 검사는 임신부의 복부에 탐촉자를 대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임신부나 태아에게 아무런 위험이 없습니다. 다만 긴 진통 시간 동안 중간중간 잠깐 들어본 태아의 심박수로 건강과 안녕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전자식 태아 감시 검사--


도플러와 마찬가지 작용 기전이지만 장시간 측정하여 그래프로 심박수를 기록하는 장치가 태아 전자 감시 장치입니다.

이미지에서 보는 것이 전자식 태아 감시 장치로 기록한 심음 결과지입니다. 위쪽이 태아의 심음을 추적하여 기록한 것이고 아래쪽이 자궁 수축을 추적하여 기록한 것입니다. 태동이 있을 때 버튼을 누른다고 해서 태동 검사라고 하는데 진통이 오기 전 외래에서 검사하는 것을 태동 검사라고 합니다. 태동 검사의 정확한 명칭은 Non Stress Test (NST)라고 부릅니다. Stress 즉 진통이나 수축이 없는 상태에서 검사한 기록이라는 뜻입니다.

반면 진통이 시작되어 태아 심음과 자궁 수축을 기록하는 것은 태동 검사라고 하지 않으며 당연히 태동 시 버튼을 누를 필요도 없습니다. 이때의 검사는 Intrapartum Electronic Fetal Monitoring (EFM)이라고 하며 우리나라 말로는 진통 중 전자식 태아 감시라고 합니다. 자궁 수축이 적당한 간격과 강도로 오는지 태아의 심박동은 정상 범위를 유지하는지 보는 검사로서 진통 중 주기적으로 체크합니다.


--초음파 검사--


출산 진통 중 초음파 검사는 사실 쉽지 않습니다. 이동형 초음파 장비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검사를 할 수 없는 한계도 있습니다.

진통 중 초음파 검사의 장점은 태아 머리가 골반 내로 얼마나 진입했는지를 좀 더 객관적 지표로 알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태아의 얼굴이 산모의 복부를 향하는 안면위 (occiput posterior)는 아닌지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태아는 임신부의 등 쪽을 보면서 나와야 골반을 빠져나오기 쉬운데 그 반대 자세인 안면위일 경우 경산모는 별 문제가 없지만 초산모는 빠져나오기 쉽지 않아 난산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초음파 검사는 진통 중에 시행하기 어려운 단점, 그리고 이동형 초음파 장비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단점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 많이 쓰이는 검사법은 아닙니다.


--출산 과정--


출산 과정은 산모의 입장에서 진행 과정에 따라 다음처럼 3단계로 나눕니다.

1기--잠복기와 개구기

2기--만출기

3기--후산기


--1기 잠복기와 개구기--

진통이 시작되면 출산 3기 중 우선 잠복기라고 부르는 단계가 가장 먼저 시작됩니다. 이 단계는 자궁이 부드러워지면서 벌어질 준비를 하는 기간입니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심하여 소요 시간을 정하기 어렵습니다.

흔히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병원체가 본격적으로 활동하면서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잠복기라고 하는데 같은 맥락입니다.


개구기는 문이 열린다는 의미로 자궁 경부가 벌어지는 단계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바로 문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고 숙화라고 해서 딱딱했던 경부가 부드러워지고 그 후에 4cm 이상으로 두꺼웠던 경부가 얇아지는 과정을 거친 후에 벌어집니다.


--자궁 경부 숙화--


자궁 경부가 부드러워지고 얇아지고 벌어지는 과정은 정확히 순서대로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일정 부분 겹쳐서 일어납니다. 자궁 경부가 반쯤 얇아지면서 살짝 자궁 경부가 벌어지고 점점 얇아지면서 자궁 경부가 2cm나 3cm 정도로 벌어지는 식입니다.


--개구기에 걸리는 시간--




출산 1기 중 개구기는 초산모와 경산모에서 다른 데 초산모의 경우 개인차 심하긴 하지만 6시간에서 10시간 (평균 8시간) 정도 걸리고 경산모의 경우 평균 5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자궁이 벌어지는 속도는 항상 일정한 것은 아니고 중간 단계를 지나면 진행이 급격히 빨라집니다.

위 이미지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자궁 문의 벌어지는 정도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입니다 프리드만이라고 하는 의사가 개발하여 프리드만 커브라고 부릅니다. 

--2기 만출기--

만출기는 자궁 입구가 10cm로 완전히 열리고 나서 태아가가 산모의 몸 밖으로 출산될 때까지를 말합니다.


이 단계는 초산모의 경우 평균 50 분, 경산모의 경우 평균 20 분의 시간으로 비교적 짧게 끝나는 과정입니다.


--3기 후산기--

후산기는 아기가 태어난 후 자궁이 수축하면서 태반과 탯줄, 그리고 양막이 나오는 단계입니다.


출산 과정의 3 단계 중 가장 짧은 단계이며 보통 5분에서 20분 정도면 마무리됩니다. 다만 이 시기에는 산후 출혈이 동반될 수 있어서 산모에게 있어서는 가장 위험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태반 유착으로 태반이 자연적으로 떨어지지 않을 경우 용수 박리라고 하여 손을 넣어 떼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후산을 끝으로 정상적인 출산 과정이 끝났습니다.


--슬라이드 출산 7단계--

아기가 골반을 빠져나오는 과정을 7단계로 나누어 출산 과정의 기본 움직임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7가지 단계는 순서에 따라 아기 머리가 골반 강내에 들어오는 진입 (engagement), 골반에서 질 쪽으로 내려오는 하강 (descent), 머리를 턱 쪽으로 구부리는 굴절 (flexion), 골반의 좁은 부분을 빠져나오기 위한 내회전 (internal rotation), 질을 빠져 나기 위해 목을 다시 펴는 신전 (extension), 어깨가 빠져나오기 쉽도록 도는 외회전 (external rotation), 머리가 질 밖으로 빠져나오는 만출 (expulsion) 과정이 순서대로 이어집니다.


내회전, 외회전, 신전 등 한글인데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렵고 생소할 것입니다. 태아가 골반 내에서 "자 이제 내회전이다. 시작하자."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의 몸은 기계가 아니고 디지털이 아닙니다. 발달 과정도 그렇고 출산 과정도 그렇고 따라서 어느 선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태아 측면에서 나누어 놓은 이 7단계도 부드럽게 일어나는 일련의 연결된 과정인데 단계를 일부러 나누어 놓은 것뿐입니다. 단계를 나누어 놓은 이유는 하나입니다. 난산과 순산을 구분하기 위해서입니다. 난산 시에는 이 과정이 제대로 일어나지 못합니다. 진입 단계나 하강 단계에서 실패하여 정상 분만을 못하기도 하고 내회전이나 신전이 제대로 안되어 결국 골반을 빠져나오지 못하기도 합니다.


--출산 시 산부인과 의사의 역할--

통상적으로 의사가 하는 일의 대부분이 진단과 치료입니다. 모든 의료 처치 혹은 치료에 우선하여 반드시 필요한 것은 정확한 진단과 현재 상태의 파악입니다. 어떤 점에서는 진단과 파악이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 세월이 흘러 인공 지능 의사가 진단의 대부분을 맡고 로봇이 수술적 치료의 많은 부분을 맡게 될 경우 의사의 역할은 위무하는 자로서의 역할이 주가 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원인도 모른 채 여러 가지 불편한 증상으로 고생하던 환자들은 치료 가능 여부를 떠나 자신의 상태와 증상의 원인을 정확히 알게 된 것만으로도 답답한 마음이 해소되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사실 산과 의사가 하는 일의 거의 대부분도 이런 일입니다.


산과 의사는 제왕절개 수술이나 기구를 이용한 분만으로 치료에 기여를 하는 것도 있지만 주 역할은 정상적 진행 과정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즉 정상적 출산 과정을 그대로 이어가도 좋을지 아니면 중단하고 의료적 개입을 즉시 해야 할지 결정하는 것이 주 업무라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출산이란 산모가 하는 일이며 의사나 산파가 없다고 해서 출산을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과거와는 달라진 여러 가지 여건으로 인해 의사나 산파의 도움이 없이는 출산을 하기 어려워진 경우가 많기는 합니다. 그러나 의사의 치료가 있어야 과정이 마무리되는 대부분의 의료 영역에 비하여 산과 분야는 산모가 출산을 하는 과정에 옆에서 의사가 옆에서 지켜보는 것이 거의 전부입니다.


--결론--

그렇게 30년 가까이 진통하는 임신부들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습니다. 정말 쉽지 않은 과정이라는 것을 매번 느끼고는 합니다. 그리고 좀 더 편하게 쉽게 출산할 수 있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제왕절개 출산이나 무통 시술이 편안한 출산의 적당한 대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랜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도 출산에 따르는 그런 적지 않은 통증이 그대로 남아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진통이라는 것이 생존에 별로 유리한 것이 아니라면 남아 있을 이유가 별로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좁아진 골반을 커진 태아 머리가 빠져나오면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생물학적 이유가 주된 이유일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그러나 단지 그것뿐일까요?



갑자기 엄청난 돈을 얻게 된 로또 1등 당첨자들의 불행한 결말을 보여주는 뉴스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많은 당첨된 많은 이들이 결국 재산을 탕진하고 로또에 당첨되기 전과 똑같은 환경으로 아니 어떤 경우에는 더 나쁜 환경으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돈이라면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황금만능주의 세상에서 왜 그렇게 불행한 결말에 이르렀을까요? 돈의 가치는 돈에 새겨진 숫자로만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얻었는지 하는 것에 의해서도 좌우되게 마련입니다.


정상 분만이든 제왕절개 수술이든 큰 통증과 대가를 치르고 얻은 아기에 대하여 임신부가 느끼는 감정은 아기의 아빠를 포함해서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과는 분명 다를 것입니다. 그것을 모성 본능이라 부르던 혹은 다른 이름으로 부르던 말이죠.

모든 소중한 것들은 힘든 과정 없이 저절로 얻어지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힘들게 얻었기 때문에 소중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산의 과정을 아기 입장에서 생생하게 표현한 한 문장을 책에서 발췌하면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제 내가 몸담고 있던 안전하고 어두운 풀장이 터진다. 머리가 세게 죄어온다. 근육이 수축하면 태반과 탯줄에 압박이 가해지면서 주기적으로 산소 공급을 끊는다. 나는 거의 질식할 지경에 이른다. 내 몸은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진 아드레날린과 노어 아드레날린을 비정상적으로 대량 분비한다. 나중에 우리 몸은 위험에 직면할 때마다 이 호르몬을 대량 방출할 것이다. 그 덕분에 혈압이 증가하고 심장은 더 빨리 뛴다. 세포는 비축해둔 에너지를 빠르게 분해한다. 피부와 장기를 돌던 혈액이 가장 중요한 기관인 심장, 뇌, 근육으로 보내진다. 내 몸은 근육을 유연하게 하고 두 가지 대안을 준비한다. '싸울 것이냐 아니면 도망칠 것이냐'"


"내가 태어나기 전 나의 이야기"의 끝 부분에 있는 글을 가져와 봤습니다.

태아가 그랬던 것처럼 임신부들이 그런 것처럼 우리는 삶의 고비마다 같은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할 것입니다.

"싸울 것이냐 도망칠 것이냐"

모든 임신부들의 순산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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