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안내
제임스가 버펄로의 뿔을 의지해 일어나자 시원한 공기가 뺨을 가른다.
누군가 문을 연 것처럼 증기가 삽시간에 사라진다.
커다란 발 굵직한 종아리에 문양의 전투복은 빛난다.
허벅지와 허리를 가르며 새겨진 문양은 조화롭지만 섬세해 보인다.
어깨와 팔은 물론 얼굴을 뒤덮은 전투복은 무게도 많이 나가 보인다.
천사들의 군대가 있다면 그들처럼 입지 않았을까?
전투모는 높다랗게 디자인되어 있어 싸움을 위한 건인지 의심이 들었다.
멀리서 보기에도 큰 몸집은 그들은 진한 피부색에 긴 머리가 하늘높이 묶여있었다.
움직일 때마다 보이는 근육들은 범상치 않았다.
그들의 거친 숨소리가 커다란 공간을 채운다.
메두사, 뱀의 머리라도 본 것처럼 제임스는 눈을 떼지 못했다.
거대한 몸집에 사람이 동시에 자신을 바라보며 다가오자 몸은 더 말을 듣지 않는다.
삐끗하는 순간 돌진해서 몸을 조각낼 것 같은 기분에 천천히 몸을 움직인다.
겨우 몰아쉬는 숨에 들어오는 사우나향과 가까워지는 발소리에 정신을 잃을 것만 같다.
그들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다가온다.
제임스의 머릿속은 도망갈 수 있을 수 없다는 절규가 가득하다.
가까워진 그들의 어두운 투구 안의 눈이 노려본다.
뒷걸음치다 자빠지지만 아픔이 느껴지지 않는다.
조금만 더 움직인다면 그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락커룸까지 간다면 승산이 있다.
눈을 떼지 못하고 뒷걸음 친다.
한 번 더 크게 미끄러지며 눈을 감는다.
안 돼라는 소리를 치며 눈을 뜨자 신부가 어깨를 강하게 당긴다.
사라졌던 소년신부였다.
‘나를 도와줘 꼭 너에게 보답할게’
신부가 고개를 끄덕이자 제임스는 확신한다.
살 수 있다.
손에 들고 있던 수건을 들고 소리치며 신부를 따라 내달렸다.
그가 빠르게 달린다.
작은 체구에서 엄청난 속도감에 놀라며 따라간다.
쉽지 않다.
얼마나 더 달렸을까 아직도 한참 뒤다.
신부의 손짓에 빠르게 뒤에 따라붙었다.
미로와도 같은 곳으로 내달렸다
향기가 나는 지상에서 점점 어둡고 쾌쾌한 냄새가 나는 곳으로 달려갔다.
정신을 차렸을 때쯤엔 발목까지 잠기는 물에 시궁창냄새가 진동했다.
제임스가 소년신부에게 달려들어서 화를 냈다
소년신부는 대답이 없었다.
화가 난 제임스가 그의 작은 몸을 잡고 흔들었다.
제임스가 내동댕이치자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나를 왜 이곳으로 데려왔어 어서 말해’
대꾸 없는 신부의 멱살을 잡아 일으켜 세운다.
신부의 얼굴은 더럽고 빨갛게 부어있었다.
소년신분의 눈빛은 여전히 영혼 없이 제임스를 바라볼 뿐이었다.
‘저리 꺼져’
제임스가 신부의 겉옷을 벗긴다.
겉옷과 달리 셔츠는 단추가 너무 많았다.
멀리 서지만 무거운 발걸음 소리와 마찰음이 울려 퍼진다.
군대가 가까워지고 있다.
더러워진 손에 셔츠는 물들어가고 신경질적으로 단추를 뜯어버린다.
셔츠가 뜯기고 진흙탕에 힘없이 나가떨어진다.
쓰러져있는 신부의 손목에서 시계를 풀러 자신의 손목에 채운다.
‘내 눈에 나타나면 죽여버릴 테니깐 그렇게 알고 있어!’
제임스의 목소리가 메아리치고 신부는 고개를 든다.
눈이 반짝 빛나며 힘이 들어간다.
더럽혀진 셔츠 안 십자가를 부여잡고 발걸음을 옮긴다.
인기척도 없이 제임스등뒤에 다다랐다.
제임스가 돌아보자 목을 노려서 내려친다.
날카롭게 빛나는 십자가는 제임스의 목에 내리꽂아진다.
놀람과 아픔에 벗어나려 하지만 신부가 무섭게 달라붙는다.
몸싸움을 하지만 그전의 신부와 다르게 괴력으로 제임스를 제압한다.
제임스 위에 올라타 그를 결박한다.
그의 눈과 목을 사정없이 찍어내 린다.
제임스의 묵직한 비명이 공간에 가득 채운다.
목걸이를 제임스의 목에 걸고 힘껏 당긴다.
제임스의 손톱이 신부의 몸을 할퀴지만 상처가 이내 사라진다.
제임스가 움직임을 멈추자 소년은 피를 얼굴과 목에 바른다.
은빛 전투복을 입은 이들이 나타난다.
근엄한 표정의 군대장이 신부를 내려다본다.
신부가 조용히 그를 올려다본다.
‘이제, 그를 놓아줍시다.’
영혼 없는 표정의 신부는 천천히 일어나 제임스를 내려놓는다.
‘제임스는 어떻게 되는 거죠?’
마티아스의 물음에 케일이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메두사는 천사의 군대를 가진 신이야 신은 왜 같은 제물을 원할까 ‘
마티아스가 놀라서 케일 바라본다.
’ 살아 돌아온 걸 축하해 ‘
케일이 마티아스의 어깨를 토닥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