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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범 Aug 05. 2024

무대의 마법을 스크린에 담다

영화 기획은 어떻게?_4편

제작자는 좋은 소재를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그게 쉽지는 않습니다. 과연 좋은 소재를 어떻게 찾고 어떻게 영화화를 하는가에 대해서 독자들에게 알려드리려 합니다. 이는 영화 제작의 핵심이자 가장 큰 도전 중 하나입니다. 오늘은 그 복잡한 과정의 한 측면, 바로 연극을 영화로 만드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여러분은 혹시 좋아하는 연극을 보고 "이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지면 어떨까?"라고 상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영화를 보다가 "이 영화가 원래 연극이었다고?"라며 놀란 적은 없으신지요? 실제로 많은 훌륭한 영화들이 연극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연극을 영화로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오늘 우리가 이야기할 영화 기획의 한 형태입니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어떻게 스크린으로 옮길 수 있을까요? 이것은 단순히 카메라로 연극을 찍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연극이 가진 본질적인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영화만의 특별한 힘을 더해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키는 창조적인 과정입니다.


이제 우리나라와 해외의 몇 가지 예를 통해 이 흥미로운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영화 '살인의 추억'을 생각해 봅시다. 이 영화의 원작은 '날 보러 와요'라는 연극이었습니다. 연극에서는 주로 경찰서 내부에서 벌어지는 형사들의 이야기에 집중했지만, 영화는 그 범위를 넓혀 1980년대 한국 사회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냈죠. 좁은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넓은 들판, 비 오는 날의 긴장감 등이 영화에 새롭게 더해졌습니다.


또 다른 예로 '왕의 남자'를 들 수 있습니다. 원작 연극 '이(爾)'에서는 주로 대사를 통해 조선 시대 궁중의 모습을 상상하게 했다면, 영화에서는 화려한 의상과 세트를 통해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했습니다. 연극에서 느낄 수 없었던 시각적인 웅장함이 영화의 매력이 된 것이죠.


해외 작품으로는 '클로저'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원작 연극에서는 네 명의 배우가 무대에서 복잡한 관계를 대사로 풀어냈다면, 영화에서는 런던의 다양한 장소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갔습니다. 또한 영화에서는 시간의 흐름을 뒤섞어 이야기에 새로운 긴장감을 더했죠.


이처럼 연극을 영화로 만드는 과정에는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납니다. 무대의 제약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을 보여줄 수 있게 되고, 카메라의 움직임을 통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또한 음악, 특수효과 등 영화만의 요소를 더해 작품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작의 본질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연극이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던 그 감동, 그 메시지를 영화에서도 그대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영화 기획자들의 가장 큰 도전이자 목표입니다.


여러분, 이제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실 때 혹시 이 작품이 연극을 원작으로 했는지 한 번 살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그리고 만약 그렇다면, 연극에서 영화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을지 상상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영화를 보시면, 영화를 더욱 깊이 있게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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