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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범 Aug 02. 2024

영화, 예술과 대중의 교차로에서

영화 기획은 어떻게?_1편

영화 기획은 창작자의 예술적 비전과 대중의 내면적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섬세한 춤과도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 두 가지 중요한 개념이 등장합니다: 표현(express)과 인상(impress)입니다.


표현은 창작자의 영역입니다. 이는 예술가가 자신의 내면을 세상에 드러내는 행위입니다. 감독의 독특한 시각, 작가의 메시지, 배우의 연기 - 이 모든 것이 표현의 일환입니다. 이를 통해 영화는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 예술의 경지에 오르게 됩니다.


반면, 인상은 관객의 영역입니다. 영화가 관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떤 감동을 주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대중은 영화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감동을 받으며, 때로는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습니다. 이는 영화의 상업적 성공과도 직결됩니다.


영화는 대중을 상대로 하는 예술이기에, 이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순수하게 예술적인 표현만을 추구한다면 대중과의 소통에 실패할 수 있고, 반대로 대중의 기호만을 좇는다면 예술성을 잃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 기획자와 창작자들은 끊임없이 대중과 호흡을 맞추어야 합니다.


이 과정을 우리는 '채널링'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마치 영매가 보이지 않는 세계와 현실 세계를 연결하듯, 영화 창작자는 대중의 집단 무의식과 자신의 예술적 비전 사이를 오가며 작품을 만들어냅니다. 그들은 사회의 숨결을 듣고, 시대의 정신을 읽어내며, 동시에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을 더해 이를 스크린에 투영합니다.


하지만 이 채널링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가장 큰 도전은 창작자 자신도 결국 대중의 일원이라는 사실에서 비롯됩니다. 창작자는 자신의 개인적인 니즈나 취향을 대중 전체의 니즈로 오해할 위험이 항상 존재합니다. 이는 마치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은 함정입니다.


따라서 창작자에게는 끊임없는 자기 객관화가 요구됩니다. 자신의 아이디어와 선호도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더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냉철한 비평가가 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동시에 다양한 관점과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열린 마음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자기 객관화 과정은 때로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자신이 애착을 가진 아이디어를 포기해야 할 때도 있고, 익숙한 창작 방식을 바꿔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창작자는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되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결국 영화 기획에서의 설정형 문제 해결은 이 모든 요소를 고려하는 복잡한 퍼즐 맞추기와 같습니다. 창작자는 자신의 예술적 비전을 지키면서도 대중의 내면적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동시에 자신의 편견과 한계를 인식하고 극복하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켜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영화가 가진 독특한 매력이자 도전입니다. 영화는 예술과 대중이 만나는 교차로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 기획자와 창작자들은 이 교차로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찾아가는 고된 여정을 떠납니다. 하지만 그 여정의 끝에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감동과 울림, 그리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통찰입니다. 이것이 바로 영화가 우리의 삶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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