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얼굴, 제목 만드는 방법

제목의 핵심은 감정의 파장이다

by 김형범

영화, 책, 음악 등 어떤 작품이든 제목은 그 작품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제목은 단순히 내용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잠재적 관객이나 독자의 감성을 자극하여 호기심과 기대감을 불러일으켜야 합니다.


좋은 제목의 핵심은 바로 '감정의 파장'입니다. 제목은 작품을 접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울림을 줄 수 있어야 해요. 영화 '기생충'을 예로 들어볼까요? '기생충'이라는 단어는 일차적으로는 영화에 등장하는 가난한 가족을 지칭합니다. 그들은 부유한 박 사장 집에 기생하며 살아가죠. 하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과연 누가 진짜 기생충인지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됩니다. 부와 지위를 이용해 가난한 이들을 착취하는 상류층 또한 일종의 기생충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즉, '기생충'이라는 제목은 단순히 내용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 사회의 모순과 불평등에 대해 생각해볼 거리를 던져주는 것이죠. 이처럼 함축적이고 상징적인 제목은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과 메시지를 남길 수 있습니다.

기생충 포스터.jpg 기생충(2022)

물론 거창하고 어려운 단어를 사용해서 지적인 느낌을 주는 제목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중적인 작품의 경우, 쉽고 직관적인 단어를 선택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때가 많아요. 복잡하고 난해한 제목보다는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제목이 오히려 더 기억에 남는 법이랍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은 제목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브레인스토밍입니다. 작품의 핵심 키워드, 등장인물, 주제 등을 자유롭게 나열해보고 이를 조합하고 변주해보는 거예요. 마인드맵을 그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작품의 핵심을 가운데 두고 이와 관련된 단어, 이미지, 감정 등을 자유롭게 연결해보세요. 그러다 보면 점차 제목의 윤곽이 잡힐 거예요. 온라인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제목을 살펴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특히 에세이 분야의 신간 도서를 둘러보면 트렌디한 제목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죠. 현대인의 감성을 자극하는 키워드가 무엇인지 파악해보세요.


다만 장르에 따라 제목 선정의 포인트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해요. 영화 제목의 경우 한 편의 드라마처럼 스토리를 압축적으로 담아내는 게 중요하다면, 책 제목은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편이에요. 음악 제목은 곡의 분위기나 감정을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경우가 많죠. 장르의 특성을 고려하되 획일화된 공식에 매몰되기보다는 창의성을 발휘하는 게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제목은 작품의 본질을 담고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자극적이고 화려한 제목보다는, 작품의 주제나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제목이 더 의미 있는 선택이 될 거예요. 좋은 제목은 작품의 내용은 물론, 작가의 세계관과 철학을 응축해서 보여주는 창이 되어야 해요.


작품 제목에 담긴 작가의 메시지를 찾아가는 과정은 하나의 지적 모험이자 예술적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책을 고를 때 제목에 좀 더 주목해보는 건 어떨까요? 분명 작품에 대한 이해는 물론, 나만의 창의력과 감수성을 기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좋은 제목을 찾는 여정을 즐겨보세요. 생각지 못한 발견의 기쁨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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