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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지구: 인간이 자초한 6번째 대멸종

인류의 위기 시리즈 9편

by 김형범

지구의 역사 동안 다섯 번의 대멸종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다섯번의 대멸종과 다가올 여섯 번째 대멸종 사이에 있습니다. 다섯번의 대멸종은 자연이 만들어낸 현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은 이전과 다릅니다. 이번 멸종의 주범은 바로 우리,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보고에 따르면, 지난 500년 동안 약 900종의 동식물이 멸종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수치는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매일 수십 종의 생물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사라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멸종된 동물들의 이야기는 가슴 아픕니다. 도도새, 퀘이카, 카리브해 물범, 서부 흑코뿔소 등 수많은 동물들이 인간의 무분별한 사냥과 서식지 파괴로 인해 영원히 사라졌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생물학적 손실을 넘어, 우리의 윤리적 실패를 상징합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러한 멸종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학자들은 현재의 멸종 속도가 자연적인 배경 멸종률보다 100에서 1000배 빠르다고 추정합니다. 이는 우리가 지구 생태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원인은 다양하지만, 모두 인간의 활동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서식지 파괴, 기후변화, 오염, 과도한 자원 개발, 외래종 도입 등이 주요 원인입니다. 이는 모두 우리의 무분별한 발전과 성장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러한 대량 멸종은 단순히 생물다양성의 손실로 끝나지 않습니다. 생태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한 종의 멸종이 전체 생태계에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 인간에게도 돌아옵니다. 우리가 의존하는 식량, 의약품, 깨끗한 물과 공기 등 모든 것이 건강한 생태계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이는 우리 인류의 윤리적, 도덕적 위기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지구의 주인이 아니라 일부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랫동안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여겨왔습니다. 이제는 이러한 사고방식을 바꿔야 할 때입니다.


이 위기는 우리가 자초한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는 우리에게 변화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지구와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합니다. 지속 가능한 발전, 생태계 보전, 그리고 모든 생명체에 대한 존중이 우리의 새로운 가치관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만든 위기이기에, 우리가 해결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일상에서의 작은 실천부터, 사회적으로는 정책과 제도의 변화까지, 우리 모두가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다른 종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결국 우리 인류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것입니다.


침묵의 지구, 사라져 가는 생명들의 소리는 우리에게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 그 소리에 귀 기울일 때입니다. 우리의 선택이 지구의, 그리고 우리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것입니다. 이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그 답은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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