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형범 Aug 11. 2024

영화 [노팅힐] 분석_1.장르

로맨틱 코미디의 새로운 지평

1999년 개봉작 "노팅 힐"을 다섯 번에 걸쳐 심층 분석하는 글을 연재하고자 합니다. 이 시리즈는 장르, 원형, 주제, 구조, 그리고 장면 분석 순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오늘은 첫 번째 주제인 '장르 분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영화 '노팅힐'(1999)_포스터

"노팅 힐"은 휴 그랜트와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을 맡아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은 영화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성공이 단순히 유명 배우들의 출연 때문만은 아닙니다. "노팅 힐"은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노팅힐의 두 주인공_안나(줄리아 로버츠)와 윌리엄(휴 그랜트)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전형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주로 서로 으르렁대다가 결국 사랑에 빠지는 남녀 주인공의 모습이 대표적입니다. "그린카드", "유브 갓 메일", "브리짓 존스의 일기" 같은 영화들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런 영화들은 주인공들이 처음에는 서로를 적대시하거나 경쟁 관계에 있다가 점차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립니다. 영화학에서는 이를 '스크루볼 코미디'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스크류볼 코미디 장르의 영화_그린카드(왼쪽), 유브갓메일(가운데),브릿지존스의일기(오른쪽)

그러나 "노팅 힐"은 이런 전형적인 장르의 구조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주인공 윌리엄(휴 그랜트)과 안나(줄리아 로버츠)는 처음 만난 순간부터 서로에게 호감을 느낍니다. 그들의 갈등은 서로에 대한 미움이나 오해가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환경에서 옵니다. 평범한 서점 주인과 세계적인 영화 스타라는 신분 차이, 안나의 명성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 대중과 미디어의 압박 등이 그들의 사랑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는 것이죠. 이는 전통적인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틀을 깨고 새로운 시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설정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합니다. '내가 만약 세계적인 스타와 사랑에 빠진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하게 만들면서도, 동시에 '유명인의 삶이 결코 쉽지 않구나'라는 현실적인 공감도 이끌어냅니다. 이는 '동화 같은' 로맨스와 '현실적인' 문제 사이의 절묘한 균형을 보여주는 것으로, 장르의 혁신적인 접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팅 힐"의 또 다른 장르적 특징은 코미디 요소의 배치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과감한 코미디는 조연들이 담당합니다. 윌리엄의 괴짜 룸메이트 스파이크(라이스 이판스)나 어설픈 친구 버니(휴 보네빌) 등이 슬랩스틱에 가까운 코미디를 선보이죠. 반면 윌리엄은 주로 재치 있는 대사로 웃음을 자아냅니다. 이는 윌리엄이라는 캐릭터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면서도, 동시에 현실감 있게 그려내는 효과를 냅니다.


https://youtu.be/ZQPVyIkwCJA?si=1j0sTXnYoRyWIt5b

영화 노팅힐_스파이크 등장 장면
스파이크가 펼치는 코미디는 자연스럽게 윌리엄에게 전이 된다(스쿠버 다이빙 물안경 장면)

이러한 요소들이 어우러져 "노팅 힐"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단순히 웃고 즐기는 것을 넘어, 현대 사회에서의 사랑과 명성, 그리고 개인의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영화가 된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영화의 '원형 분석'을 통해 "노팅 힐"이 어떻게 전통적인 동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노팅 힐"을 보고 어떤 느낌을 받으셨는지, 여러분의 의견을 댓글로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평범한 일상 속 악의 그림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