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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범 Aug 09. 2024

평범한 일상 속 악의 그림자

'책 읽어주는 남자'를 통해 본 악의 평범성과 반성의 중요성

여러분, 오늘은 우리의 일상 속에 숨어있을 수 있는 '악'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특히 한나 아렌트가 제시한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과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소설 '책 읽어주는 남자', 그리고 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를 통해 이 주제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원작 소설 '책 읽어주는 남자'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995년 출간된 이 작품은 독일 현대 소설을 대표하는 작가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대표작입니다. 15세 소년과 36세 여인의 파격적인 사랑 이야기를 통해 역사와 인간의 죄의식, 사랑, 윤리에 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출간 즉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고, 독일어권 문학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습니다. 현재 48개국에 번역 출간되어 있으며, 여러 대학의 독일 문학과 홀로코스트 문학 과정에서 다뤄질 만큼 대중성과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2008년 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 케이트 윈슬렛이 주연을 맡아 열연을 펼쳤고, 그녀의 연기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영화는 원작의 깊이 있는 주제의식을 시각적으로 풀어내며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더 리더 : 책 읽어 주는 남자(2008)_2017 재개봉 한국 포스터

이제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는 한나 아렌트가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지켜보며 발전시킨 개념으로, 끔찍한 악행이 특별히 사악한 사람들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악의 평범성을 주장한 한나 아렌트(좌)와 자신은 죄가 없다고 항변하는 아돌프 아이히만(우)

'책 읽어주는 남자'에서 이 개념은 문맹인 전직 나치 친위대 교도관 한나를 통해 드러납니다. 한나의 문맹은 그녀가 나치 체제 하에서 저지른 행동의 한 원인으로 제시되며, 이는 무지가 어떻게 악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저는 이 지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과연 악은 단순히 무지나 평범한 행동에서만 비롯되는 것일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진정한 악은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인식하고도 그것을 반성하지 않고 변명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소설과 영화에서 한나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 합니다. "그것이 나의 직무였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책임을 회피하려 합니다. 이러한 태도야말로 우리가 경계해야 할 진정한 악의 모습이 아닐까요?


우리는 모두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무지로 인해, 혹은 상황에 떠밀려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후의 태도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이야말로 우리를 진정한 악에서 멀어지게 해줄 것입니다.


'책 읽어주는 남자'는 우리에게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타인의 고통에 귀 기울이며, 끊임없이 성장하고자 하는 자세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의 일상 속에서 '악의 평범성'을 경계하되, 더 나아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반성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그것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힘이 될 것입니다. 함께 노력한다면, 우리는 분명 더 밝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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